[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금릉해변 돌담에 피어난 '송악'
비양도 너머로 해가 몸을 낮추면
금릉의 바다는 은빛 비늘을 털어내고
즈믄 해를 견딘 검은 현무암 돌담 위로
초록의 파도가 다시 일렁인다.
뿌리 내릴 흙 한 줌 없는
마른 돌 틈에
가녀린 손가락을 집어넣고
거친 바닷바람이 뺨을 때릴 때마다
더 짙은 초록으로 몸을 불린다.
사람들은
너를 두고 기어가는 식물이라 하지만
너는 바위를 끌어안고 일어서는 자,
모진 염분과 뙤약볕을 제 안으로 삭여내어
기어이 돌담 끝에 고요한 깃발을 꽂는다.
파도는 밀려왔다 이내 돌아가지만
너는 한 번 잡은 인연의 손을 놓지 않고
겨울에도 죽지 않는 상록의 마음으로
차가운 돌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오늘도 금릉의 돌담은 너와 함께 숨을 쉬고
뿌리 깊은 집념은 잎사귀마다 반짝이며
세상의 모든 벽은 기어오를 수 있는 길이 된다고
바다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다.
-한꽃 시, 금릉해변 돌담에 피어난 '송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