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새로 낸 책 《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을 읽어보았다. 책은 미국판 입시부정 이야기로 시작한다. 2019년 3월 연방 검찰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이 명문대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하여 교묘히 설계된 입시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른바 ‘조국 사태’라 불리우는 입시부정으로 한창 시끄러웠는데, 미국에서도 그와 비슷한 입시부정으로 시끄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평등을 주장해오던 진보주의자들이 이런 부정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동안 미국이라고 하면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기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어 누구나 재능이 이끄는 만큼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나라로 인식됐지 않은가? 그런 미국도 지금은 대학이라는 간판, 그것도 명문대학이라는 간판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든 나라가 되었나 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단 입시부정까지 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입시 스펙을 쌓고 다듬기 위해서, 또 학력을 높이기 위한 사교육비 등으로 고액의 돈이 들어간다. 또한 고급 입시정보나 기회는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1월, 일본의 전통 행사인 ‘시치고상(七五三)’ 풍습을 볼 수 있는 달이다. 예전에는 11월 15일에 ‘시치고상(七五三)’ 행사를 했으나 요즈음은 ‘10월부터 11월 사이에 형편이 좋은 날’을 잡아 행사를 치르는 이들이 많다. 시치고상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본 어린이들을 위한 신사참배 날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에는 한국 아이들처럼 돌잔치가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을 신사에 가서 치른다. 말 그대로 3살, 5살,7살을 맞이한 아이들에게 전통 옷을 입혀 신사 참배를 시킨다. 이 무렵이 되면 시치고상을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입힐 기모노를 파는 가게, 머리 손질을 해주는 미용실,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등이 분주해진다. 시치고상은 남자아이의 경우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치룬다. 이러한 풍습은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비는 일생의 통과의례 행사인 것이다. 유래는 1681년 도쿠가와 집안의 5대 장군인 도쿠가와 츠나요시(川綱吉)의 장남 도쿠가와 도쿠마츠(川松)의 건강을 빌기 위해 비롯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신사에서 시치고상 의식을 치른 아이들은 손에 ‘치토세아메(千歲飴)’를 하나씩 받아 드는데 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궁’. 이 한 글자가 전하는 따뜻한 느낌은, 설레는 발걸음으로 궁을 찾아본 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궁에 가면 언제나 좋은 느낌이 들곤 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 덕수궁을 거닐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했고, 경복궁 집옥재에서 책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했고, 창덕궁 후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이들도, 궁을 참 좋아했다. 서울 상봉동에 있는 여행책방 ‘바람길’의 주인장인 지은이 박수현은 그래서 궁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에서 같이 《조선왕조실록》을 읽은 지 두 달여,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만드는 1인 출판사도 겸하고 있던 그는 외국어로 궁을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어로 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입문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펴내게 됐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그림을 그려줄 작가를 찾는 것이었다. 궁을 수채화로 표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채화로 궁을 그려줄 작가를 수소문한 끝에 조은지 작가를 만났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궁의 색감과 느낌을 조금씩 찾아 나간 소중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궁》이다. 《궁》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우당 이회영과 범정 장형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보면 우당이 고종 망명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다 고종이 갑자기 붕어하는 바람에 실패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래 이규설의 신한혁명단에서 1915년 고종 망명을 추진하다가 실패하였는데, 우당은 1918년 11월 자신의 아들 이규학이 고종의 조카딸과 신부례를 올리는 것을 기회로 삼아 고종의 망명을 다시 시도합니다. 신부례란 신부가 시집에 와서 처음으로 올리는 예식이라고 하는데, 우당은 신부례를 올리는 것을 기회로 고종과 접촉하여 망명을 타진하려고 한 것이지요. 그렇기에 아들 이규학이 이미 3년 전에 고종의 조카딸과 결혼하였지만, 고종 망명을 추진하면서 이때 신부례를 추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고종의 시종 이교영을 통하여 고종에게 망명을 타진하였고, 고종으로부터 흔쾌한 승낙도 받습니다. 당시 고종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발표되자 이에 고무되어 망명을 결심하였다고 합니다. 고종이 이렇게 망명을 결심하자 우당은 홍증식과 함께 고종의 측근인 전 내부대신 민영달을 만나 의사를 타진합니다. 민영달은 황제의 뜻이 그러하다면 자신도 분골쇄신하더라도 황제의 뒤를 따르겠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관찰은 한자로 쓰면 觀察이 됩니다. 엄밀하게 구분 지어서 이야기하면 대충 보는 것을 관(觀)이라 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찰(察)이라고 하지요. 관계는 관찰에서 시작됩니다. 우린 저마다의 삶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반응하는 감정이 다릅니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지요. 오해를 해결하고 소통으로 나아가는 데는 이러한 존중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합니다. 내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의미 있는 타인"이라고 정의하지요. 나를 일관되게 지지해주거나 깊은 신뢰를 주거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의미 있는 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좋은 연결감과 유대감이 행복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애급옥오(愛及屋烏)라는 말이 있습니다. 옥오는 지붕 위에 있는 까마귀를 말합니다. 예로부터 까마귀는 흉조로 보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애급옥오는 "사람을 사랑하면 지붕 위의 까마귀까지 귀엽게 보인다."라는 말씀입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른 것도 사실이니까요.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뽑으려 하니 모두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 꽃이었다는 말씀과 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울긋불긋 단풍의 계절이 찾아왔다. 단풍이라 하면 일본도 그 어디에 뒤지지 않을 만큼 명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맘때면 앞다투어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 코요 월커 플러스(koyo.walkerplus)의 경우에는 단풍명소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1)지역 중심으로 찾기 2)전국 단풍 랭킹으로 찾기 3)지금 가장 볼만한 명소로 찾기 4) 가까운 시일내에 볼만한 곳으로 찾기 5) 지난해 11월, 아름다웠던 곳으로 찾기 등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국단풍명소랭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랭킹 1위는 도쿄 다치가와시(立川市)에 자리하고 있는 국영소화기념공원(国営昭和記念公園)이다. 이 공원은 소화(昭和)왕 재위 중인 1983년에 설립한 공원으로 ‘보고, 놀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으며 4계절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공원 안에는 소화천황기념관도 조성되어 있다. 2위는 기후현 다카야마시(岐阜県高山市)에 있는 히다미노개울가도(飛騨美濃せせらぎ街道)이다. 히다미노지역은 64km 길이의 드라이브 코스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낙엽송 등 활엽수가 황금색으로 변하는 광경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인생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를 친추(친구추가)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는 친구신청 알람. 놀라서 친구목록을 확인한 나는, 쫌 놀랐다. 아니 많이 놀랐다. 어느 날 갑자기 메신저로 찾아온, 조선시대 그분들의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 (p.13-15) 카톡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아니 《조선왕조실톡》은 이렇게 포문을 연다. 갑자기 내 친구목록에 조선 임금들이 쭉 뜨고, 그들이 신하들과 나눈 대화를 채팅으로 볼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재밌는 이 아이디어를 웹툰으로 구현해낸 것이 바로 역사웹툰작가 ‘무적핑크’의 《조선왕조실톡》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웹툰은 작가가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이후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고, 네이버 웹툰 연재를 거쳐 7권의 책으로도 출판됐다. 이 《조선왕조실톡》 시리즈는 국민 채팅앱 카카오톡을 활용한 친근한 전달방식, 작가 무적핑크의 재기발랄한 창작, 해설자 이한의 재치 있는 해설,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되지 않은 것을 구분해 짚어주는 친절한 기획 덕분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역사콘텐츠로 탄생했
[우리문화신문= 정운복 칼럼니스트 ]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탓에 산과 나무는 늘 친숙한 대상이었습니다. 나무를 해 때던 시절이라 겨울이면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다니던 숲으로 난 오솔길도 아련한 추억 속에 정겨움으로 남았습니다. 앞산에는 제법 큰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습니다. 넓은 그늘로 쉼을 제공하기도 하고 산길의 이정표 역할도 한 소나무는 대부분 못생긴 소나무가 많았습니다. 잘생기고 쭉쭉 뻗은 소나무는 그 쓰임새 덕분에 쉽게 베어져 대들보나 기둥, 서까래로 변신하여 어느 집 귀퉁이를 채우고 있겠지만 쓸모없고 볼품없는 소나무는 끝까지 산을 지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굽은 소나무가 산을 지키는 것을 성어로 표현하면 왕송수산(枉松守山)이 됩니다. 우리나라 전통 민화나 문인화에 등장하는 소나무는 곧은 나무가 없습니다. 배배 틀어지고 이리저리 꼬인 소나무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지요. 물론 줄기가 바람이나 지형의 영향으로 비틀려 자랐겠지만 이런 소나무가 예술적으로 아름다워 작품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어쩌면 비틀어진 소나무는 포기하지 않는 의연한 인생을 닮았습니다. 옛날에는 가난 때문에 학업의 기회를 얻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독교 내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열심히 환경운동을 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라는 단체가 있다(아래 ‘기환연’이라고 줄여 부름). 기환연에서는 환경부와 기후환경네트워크의 후원을 받아 ‘한국교회 탄소중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환연에서는 2021년 지구의 날인 4월 22일부터 세계환경의 날인 6월 5일까지 7주 동안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기후위기 비상 행동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운동을 진행하였다. 기환연은 “탄소중립을 위한 일곱 가지 실천으로 창조세계를 온전히 회복합시다”라는 구호 아래 기독교인이 따라야 할 행동 지침으로 7가지(생명경제, 녹색서재, 그린에너지, 녹색교통, 기후미식, 슬로우패션, 미니멀라이프)를 내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기후미식’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기후미식이란 무엇인가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기후미식(氣候美食, Climate gourmet)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식생활”을 뜻한다. 기후미식이 필요한 근거로서 기환연에서 제시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식품의 생산과 운송, 보관, 폐기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특히 육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과 한국의 문화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인상 깊은 것 하나를 들라하면 ‘결혼한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르는 법 제도’이다. 일본은 예컨대 다나카(田中) 성씨의 여성이 나카무라(中村) 성씨의 남성과 결혼을 하면 나카무라(中村)로 바꾸는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자녀가 태어나면 남편의 성씨를 따른다. 그러니까 남편의 성씨를 부인과 아이들이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김(金)씨 성의 여성이 이(李)씨 성의 남성과 결혼하더라도 성씨는 변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볼 때 이러한 한국 여성들의 ‘고유 성씨 유지’가 어떻게 비쳐질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 해답은 오래지 않아 풀렸다. 꽤 오래된 일이지만 일본에 있을 때 이름하여 ‘부부별성제도(夫婦別姓制度)’라는 주제의 티브이 토론을 종종 목격한 적이 있다. 부부별성제도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결혼 전까지 사용하던 성씨를 남편 성으로 바꿈으로써 야기되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웃나라인 한국 여성들은 부부가 각각의 성씨를 쓰지 않는가?” 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부부가 각각의 성씨를 쓰면 가족 구성원 간의 결속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