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99 메떨어지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메떨어지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모양이나 말, 행동 따위가 세련되지 못하여 어울리지 않고 촌스럽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싱겁고 메떨어진 말본문 메떨어진 몸가짐 그 사람은 행색이나 언동이 촌스럽고 메떨어졌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말이나 행동, 모양 따위가)격에 어울리지 않고 촌스럽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메떨어지는 말만 하려면 아예 입을 다물고 있어라. 두 가지 풀이를 보면 이 말과 맞서는 말로 '세련되다'를 가져와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세련되다'가 말쑥하고 품위가 있다는 뜻이니까 '말쑥하지 안다'라고 해도 되지 싶었습니다. 또 '촌스럽다'가 '어울리지 않고 세련되지 않아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뜻이니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메떨어지다: 몸가짐, 말, 짓, 모양 따위가 어울리지 않거나 말쑥하지 않아 어수룩하다. ≒촌스럽다, 세련되지 않다 살다가 만나는 사람 가운데 참 말을 얄밉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때와 곳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해서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이 어려운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어 꼽은 말 가운데 국민이 고른 가장 적절하게 다듬은 말은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은 반려동물의 실종이나 죽음으로 상실감, 슬픔, 우울감, 절망감 등을 느끼는 현상으로, ‘펫 로스 증후군’을 알기 쉽게 바꾼 말이다. 지난해 1월부터 문체부와 국어원은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우리 사회에 들어온 낯선 외국 말을 대신할 알기 쉬운 다듬은 말을 꼽아 왔다. 올해 다듬은 말은 모두 71개로, 언론사에서 배포한 기사와 공공기관의 보도 자료를 날마다 검토해 낯선 외국말을 발굴하고 이들 가운데 공공성이 높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말을 중심으로 새말모임*에서 논의한 뒤,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이하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학계, 언론계, 통번역계, 한글 단체 등 국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슬다 견디다 입히다 그릇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115쪽부터 11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115쪽 첫째 줄에 ‘쉬 녹이 슬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쉬’는 ‘쉬이’의 준말로 ‘어렵거나 힘들지 아니하게’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슬다’는 ‘쇠붙이에 복이 생기다’는 뜻도 있고 ‘곰팡이나 곤충의 알 따위가 생기다’는 뜻도 있는 토박이말입니다. 넷째 줄에 ‘오래 견디는 것은’이 나오는데 여기서 ‘견디는’은 요즘 다른 책에서나 많은 사람들이 흔히 쓰는 ‘유지되는’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줄에 있는 ‘막으려면’도 ‘방지하려면’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쉬운 말입니다. 여덟째 줄에 ‘입히면’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 요즘 다른 책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나날살이에서도 ‘도금(鍍金)’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코팅’이라는 말까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도금’의 뜻을 ‘금속이나 비금속의 겉에 금이나 은 따위의 금속을 얇게 입히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여기서 보는 것과 같이 ‘금을 입힌다’ ‘사기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98 먹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먹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음식을 먹는 정도나 태도'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 고교생들은 중학생들 같지 않아 먹매가 컸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음식을 먹는 태도나 분량'이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어 놓았습니다. 형은 고등학생이 되자 중학생 때와 다르게 먹매가 커졌다. 두 풀이를 보고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먹매: 먹거리를 먹는 만큼이나 모양새(양이나 태도) 먹매는 사람마다 다르고 나이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아무래도 자랄 때는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많이 먹고 가리지 않고 먹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진 다음에는 갈수록 적게 먹게 되기 쉽고 가려 먹게 되는 것이 늘어나곤 합니다. 그렇게 먹매가 커졌다 줄었다 하면서 달라지는 것이지요.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의 먹매가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먹매라는 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눈매, 입매, 손매, 다리매와 같은 비슷한 짜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매'에서 '먹'이 움직씨 줄기(동사 어간) '먹-'에 '매'를 더한 짜임이고 눈매, 입매, 손매, 다리매의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97 머드러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머드러기'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이라는 뜻이 있다고 풀이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 수북한 사과 더미 속에서 머드러기만 골라 샀다. 둘째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있다고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기철이란.... 모두 잘난 체하는 기씨네 중에도 그중 잘난 체하는 머드러기 인물이다.(박종화, 다정불심) 고려대한국어 대사전에는 '많이 있는 과실이나 생선 가운데 아주 굵거나 큰 것'이라는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 아주머니, 그렇게 머드러기만 골라 가시면 어떡합니까? 두 가지 풀이를 보니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기 보다는 다음과 같이 풀이를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머드러기: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몬(물건)이나 사람을 나타내는 말 뜻을 풀이한 것을 봐도 그렇고 보기월을 봐도 우리가 흔히 쓰는 '최고(最高)', '최상(最上)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96 맵자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맵자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모양이 제격에 어울려서 맞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옷차림이 맵자하다. 구름 같은 머리 쪽엔 백옥 죽절이 맵자하게 가로 꽂혔다.(박종화, 다정불심) 고려대한국어대서전에는 '(차림새나 모양새가) 꼭 맞게 어울려 맵시가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 네가 그 옷을 입으니 맵자하게 잘 맞는구나. 두 곳의 풀이를 보니 '맵자하다'의 '맵'과 풀이에 나온 '맵시'의 뜻인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가 이어져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이 바뀌면 그에 따라 옷도 바꿔 입게 됩니다. 요즘에는 날씨가 추워져서 다들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니지요. 두터워 따뜻해 보이긴 하지만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고, 따뜻해 보이면서 맵시 있게 잘 맞춰 입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마다 몸에 맞으면서 위 아래 옷이 잘 어울리게 입은 사람을 보면 '맵자하다'를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둘레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시고 오늘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23-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입니다. 이 노래는 4316해(1983년)에 나왔으며 김승현 님의 노랫말에 김승덕 님이 가락을 붙여 남궁옥분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남궁옥분 님의 고운 목소리와 어우러져 오래된 노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노래입니다. 노랫말이 '한없는', '환상', '시절'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벗', '그리움', '땅거미', '노을'과 같은 토박이말이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한없는'은 '끝없는'으로, '환상'은 '생각'으로, '시절'은 '때로' 바꿔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흘러 가는 하얀 구름을 벗을 삼아 끝없는 그리움을 지우겠다는 말과 마음 깊은 곳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피우겠다는 말이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땅거미 짙어가는 저녁 노을에 떠오르는 님 생각을 잊고 님이 떠난 외롭고도 서러운 길에 내 몸을 밝히겠다는 말도 좋았습니다. 무지개가 피어난다는 말이 참 예뻤고 어디선가 들리는 님의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는 것을 보니 님의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살얼음 살얼음길 지난 이렛날(7일)이 눈이 많이 내린다는 한눈(대설)이었습니다만 제가 있는 곳에서는 눈은커녕 한낮에는 봄 날씨라고 해도 될 만큼 포근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높은 고장에는 올해에도 몇 차례 눈이 내렸다고 하지요. 날씨가 추운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듣는 기별이 있습니다. 지난 이레에도 다른 고장에서 이것 때문에 수레가 부서지고 사람도 다쳤다는 기별을 봤습니다. 그 기별 속에 나온 말은 다름 아닌 ‘블랙 아이스’였습니다.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주 보고 듣기 때문에 수레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낯익은 말일 것입니다. 그리고 ‘블랙 아이스’라는 말이 우리말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 말은 ‘검다’는 뜻의 영어 ‘black’에 ‘얼음’이라는 뜻의 ‘ice’를 더한 말입니다. 이 말을 우리말로 곧바로 뒤쳐 직역하면 ‘검은 얼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블랙 아이스’를 ‘검은 얼음’으로 뒤쳐 쓰자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말하면 좋다고 할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 말과 비슷한 토박이말이 있으니 그것을 바탕으로 생각을 좀 해 보자는 것입니다. ‘블랙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95 매시근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매시근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기운이 없고 나른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몸살이 나서 온몸이 매시근했다. 의사는 달가닥달가닥 소리를 내며 이것저것 여러 가지 쇠 꼬치를 그의 입에 넣었다 꺼냈다 하였다. 철호는 매시근하게 잠이 왔다.(이범선, 오발탄)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몸에 기운이 없고 나른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보니 밑에 것이 좀 더 뜻을 알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운'이라는 말이 '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매시근하다: 몸에 힘이 없고 나른하다 우리가 살다보면 이렇게 몸에 힘이 없고 나른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낮밥을 먹고 바로 앉아서 일을 할 때도 그럴 수가 있지요. 또 일을 많이 하고 난 뒤에도 이러기 쉽습니다. 위에 보기월에도 나온 것처럼 몸살이 나거나 고뿔에 걸렸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곤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를 미리 막으려고 주사를 맞고 나서 이렇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많았지 싶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8-홀소리 1학년 학기 국어 배움책(교과서) 셋째 마당 ‘다 함께 아야어여’에서는 “모음자를 알아봅시다.”라는 말을 앞세우고 모음자 모양 알기-모음자의 이름 알기-모음자 찾기-모음자 읽기-모음자 쓰기-모음자 놀이하기의 차례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마련해 놓았습니다. 앞서 ‘자음자’ 이야기를 할 때도 말씀을 드린 것처럼 교과서에 ‘모음자’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아이도 ‘모음자’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왜 ‘ㅏ,ㅑ,ㅓ,ㅕ...’같은 것을 왜 모음이라고 하는지 궁금해 물어도 ‘어미 모’, ‘소리 음’이라는 한자 풀이를 넘어 더 쉽게 풀이해 줄 수 있는 선생님들도 많지 않은 게 참일입니다. 제가 1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겪어 본 바에 따르면 ‘모음’보다 ‘홀소리’라는 말을 더 쉽게 알아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ㅏ’부터 ‘ㅣ’까지 열 가지 소리를 다 내어 보라고 한 다음 앞서 ‘닿소리’가 우리 입술이나 입안 어디엔가 닿아서 나는 소리였다는 것과 견주어 보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면 닿소리와 달리 아무데도 닿지 않고 소리가 난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