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저녁식사를 마친 주부는 사과를 껍질을 벗기고 조각을 낸 후 접시에 담아 텔레비전 앞에 있는 가족들에게 내놓는다. 식품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동원하여 사과를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고 먹기를 권유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에 빠진 남편과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포크로 사과 한 조각을 쿡 찍어 입으로 넣을 뿐이다. 사과의 맛과 향을 음미하고, 사과의 존재, 자연의 경이로움, 농부의 수고에 대하여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한방에서는 약을 짓고, 달이는 정성은 물론이고 먹는 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사과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맛을 느끼고 몸에 들어가 좋은 기능을 내려면 사과와 사람 간에 존재를 인식하고 감사함으로 먹었을때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사과무 말앵이 무침 사과는 성질, 색, 맛, 재질, 향, 품종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세계적으로 700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산지로는 충주예산대구 등이다.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좋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과일의 으뜸이다. 외국에서는 사과를 '다이어트 과일','청춘과일','지혜의 과일'혹은 '아름다움의 과일'이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늙고 병들어 포도를 먹고 싶다고 하니, 세자와 왕자들이 교지를 내려 포도를 구하여 바치니, 임금이 매우 기뻐하여, 쌀 10석을 내려 주었다. 임금이 목이 마를 적마다 한두 알씩 먹으니, 이로부터 병이 회복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주렁주렁 열린 포도는 풍요의 상징으로, 포도 그림을 집 안에 걸어 두거나, 포도 모양의 장신구를 갖추고 있으면 가문이 번창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는 포도송이뿐만 아니라 덩굴까지 그렸는데 이는 자손이 만대에 걸쳐 이어지라는 의미이다. 또 포도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노인들께 드리는 효자 과일로 불린다. ▲ 포도향이 솔솔 나는 아름다운 포도 화채 포도는 비타민 B1, B2, C, 철분, 펙틴, 칼륨 등을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 중의 하나이다. 포도 특유의 단맛은 포도당과 과당으로서 소화흡수가 빨라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며, 신맛과 떫은맛의 성분인 주석산(Tartaric acid), 사과산(Malic acid), 구연산(Citric acid) 등 다양한 유기산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몸에 쌓인 독을 제거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내려주고, 몸에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옛날 복중에 민간인은 개장국을 먹고 관리층은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 육개장 만드는 방법은 이러하다. 쇠고기 양지머리 부분을 오래도록 푹 삶아 찢어서 매운 양념을 하여 다시 국물에 넣고 끓인다. 여기에 파를 큼직하게 갈라 넉넉히 넣고, 고춧가루를 기름에 개어 넣어 맵게 끓인 국이다. 매운 국은 간이 잘 맞아야 맛있고, 파는 끓는 물에 슬쩍 데쳐 넣는다. 건지로 고사리, 토란대, 숙주 등을 넣기도 한다. 육개장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파는 한국음식에서 사시사철 빠지지 않고 쓰이는 양념이다. 서양에서는 거의 재배되지 않지만 동양에서는 중요한 채소 중의 하나로 없어서는 안 되는 식재료이다. 중국을 거쳐 고려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되는 파는 전국 어느 곳이나 재배된다. 봄철에 나오는 연한 실파는 겉절이용으로 쓰이고, 밑둥이 마늘 같고 여러 갈래로 난 일명 '골파'(혹은'쪽파')라고 불리는 파는 음식의 부재료나 양념으로 사용되고, 홀로 김치를 담그거나 데쳐서 강회로도 먹는다. 파는 유황 함량이 많아 산성식품에 속한다. 파의 자극성분은 유황화합물로서 마늘과 유사한 알리신(allicin)으로 체내에서 비타민 B1의 이용률을 높여주고 살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요즘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아 인기를 끌고 있는 대학찰옥수수는 최봉호 박사가 개발한 품종 '연농1호'로, 교수가 종자를 개발했다고 해서 이름에 '대학'이 붙었으며, 그의 고향 괴산군 장연면에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충북 북부지역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옥수수는 오천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492년 콜럼버스가 미대륙를 발견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700년대에 들어와 북한과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구황식물로 재배되었다. 옥수수는 세계적으로 식용, 가축사료, 공업용으로는 물론이고,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연료로도 이용되고 있고, 설탕에탄올전분 등도 옥수수를 통해 만들어지는 등 2만여 가지에 쓰인다. ▲ 옥수수참치고로켓 옥수수는 엽산칼륨마그네슘 등이 일반 쌀의 3배 이상 함유되어 있으며, 섬유소는 10배나 들어 있어 변비나 위장염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잇몸질환 치료제인 인사돌, 덴타놀 성분이 들어있고, 비타민 ABE가 함유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씨눈에는 피부의 건조와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단백질은 약 10%나 함유하고 있으나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올 여름은 벌써부터 찜통더위가 시작되었다. 장마 비가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요즘, 금강에는 붕어들이 한참 올라온다. 붕어는 왕실의 보양식으로 인조, 영조, 효종 때에 붕어찜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오며 특히 효종 즉위년에 신하들이 중전에게 보양을 위해 붕어찜을 권하면서 붕어찜은 비위를 보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성약(聖藥)'이라고까지 하였다. 붕어는 단백질이 19%로 명태와 함유량이 비슷하고, 지방은 1.7%로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A,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요구량이 증가되는 B1, 당뇨병환자에게 꼭 필요한 B2, 건강한 피부와 모발, 치아를 만들며 성장을 촉진하는 B6와 칼슘 등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계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 ▲ 붕어된장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즉어(鯽魚, 붕어)라고 하였고,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위기(胃氣)를 고르게 하고, 오장을 보해주고, 위장기능을 좋게 하며, 이질을 멎게 하다고 하였다. 순채와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해서 소화가 잘 되지 않던 것을 낫게 하고, 회를 쳐서 먹으면 이질을 낫게 한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광해군이 세자로 책봉될 때 이야기다. 선조는 여러 왕자들을 불러 놓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광해군은 '소금'이라 답했다. 제차 이유를 묻자 모든 음식은 소금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여 슬기로움을 인정받아 세자가 되었다고 한다. 소금은 인류의 탄생과 시작을 같이한다. 농경생활의 발달은 채소 중심의 식생활로 바꾸었고 소금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되었다. 비록 소금이 매우 귀하게 취급되고 아껴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염전이 만들어져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또 먹을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지나치게 섭취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소금이 고혈압, 위암 등의 원인 물질로 알려지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였다는데 소금 없이는 한 끼도 먹을 수 없다보니 시중에는 죽염 녹차염 볶은소금 미네랄소금 등은 물론이고 나트륨 성분은 줄이고 일부를 염화칼륨 황산마그네슘 등으로 대치한 저나트륨 소금마저 출시되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금은 음식의 간을 맞출 때는 기본이고, 전통 발효 조미료인 간장된장고추장 등과 김치젓갈장아찌 등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사과복숭아 등 과일과 연근우엉 등의 변색 방지를 위해서, 생
▲ 복숭아 화채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중국 소설의 대표 삼국지는 복숭아꽃이 활짝 핀 봄날 유비관우장비가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의형제를 맺는 도원결의로부터 시작된다. 화사한 꽃을 자랑하던 복숭아가 꽃이 어느새 열매가 되어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했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 황하유역과 서북부인 섬서성(陝西省)감숙성(甘肅省)의 고원지대이다. 행복과 부귀를 상징하는 나무로 혼인의 문장으로 쓰이는 등 일생 중 가장 상서로운 날을 꾸미는 장식물로 사용된다. '신선의 과일'이라 불리고, 도연명의 '도화원기'에는 이상세계의 입구에 복숭아 숲이 등장한다. 복숭아는 봄이 되면 제일 먼저 개화하는 양기(陽氣) 왕성한 과수로 음귀(陰鬼)인 귀신이 가장 두려워한다 하여 '귀신 떼는 데는 복숭아나무 방망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집 안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으며, 제수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는 복숭아가 축귀(逐鬼)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상신까지도 내쫓는다고 생각한 이유에서이다. 아울러 사기(邪氣)나 병귀(病鬼)를 몰아내는 데도 효과적이라 믿었기 때문에 정신병을 치료하고 여역 등의 전염병을 다스리는 데 쓰기도 했다. 특히 중국인은 이 복숭아나무와
[그린경제=지명순 교수]십년쯤 전인가 '양파'라는 이름을 가진 귀여운 여가수가 텔레비전에서 야무지게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별 희한한 이름도 다 있네 하면서 웃었다. 내가 아는 양파는 자장소스에, 서양식 스프에, 돼지고기 볶음에, 된장찌개에 쓰이는 식재료가 전부인데 가수의 이름도 될 수 있다니! 그 이후로 '양파'는 식재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가수도 있다는 것이 머리에 새겨졌다. 식재료로서의 양파는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기원전 3,0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무덤 벽화에는 피라미드를 쌓는 노동자에게 마늘과 양파를 먹였다는 기록이 있고,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7~8세기부터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양파의 원산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중해 연안이나 서아시아라 생각되며, 우리나라에 양파가 전해진 경로와 시기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조선 말엽쯤으로 추측된다. 양파는 날것 맵지만 익으면 달콤한 맛이 나며,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 주고 요리에 매우 폭넓게 쓸 수 있으므로 전 세계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살균작용과 살충작용이 탁월하고 오염이 없는 깨끗한 녹색채소로서 북미유럽에서는 '채소의 여왕'이라 불린다. 중국 사람들의 심장병 발병률은 기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만사가 귀찮다.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 밥맛도 없다. 그런데 물은 자꾸 들이킨다. 이런 증상을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민간에서 말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서증(暑證)이라 한다. 동의보감을 비롯해 의방유취(醫方類聚), 방약합편(方藥合編) 등 여러 의서에서 서증(暑證) 치료에 제호탕을 처방하고 있는데 비위를 도와 음식의 소화를 돕고 더위를 풀어주고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쓰여 있다. '제호'의 의미는 불가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극히 맛이 좋은 음료의 대명사로 쓰인다. 제호탕에 들어가는 약재는 오매(烏梅), 초과(草果), 사인(砂仁), 백단향(白檀香), 꿀(蜜)이다. 오매(烏梅)는 덜 익은 매실을 짚불에 그을려 건조한 것으로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시다. 담을 삭이고, 구토와 갈증을 멎게 하고 노열(勞熱)과 골증(骨蒸)을 치료하며, 술독을 풀어 준다. 사인(砂仁)은 건위(健胃)작용이 뛰어나서 소화력을 올려주고, 식욕을 증진시킨다. 초과(草果)와 백단향(白檀香)은 방향이 강한 재료로 열을 풀어주고 목마름을 그치게 한다. ▲ 장 튼튼하게 하는 궁중 한방음료 제호탕 제호탕은 여름철 서증의 치료약으로서 뿐만이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사회 전반에 걸쳐 보신 열풍이 일고 있다. 정력에 좋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혐오스러운 것까지 먹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가 때때로 이슈(issue)가 된다. 하지만 막무가내식으로 아무것이나 먹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싼 식재료인 부추 곧 '비아그라 채소'를 권해본다. 옛날 어떤 아낙이 남편에게 부추를 먹였는데 효과가 매우 좋아 집까지 부수고 부추를 심어 남편에게 먹였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고, 정(精)을 오래(久=구) 동안 유지(持=지)한다는 뜻이 담긴 '정구지(精久持)'라는 경상도지방 사투리도 있다. 또 양기를 일으켜 세우는 풀이라는 뜻의 '기양초(起陽草)'라고도 부른다. 신선하고 청량감이 있는 부추의 독특한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고 카로틴비타민B1B2C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의 보고라 일컬어지고 있으며, 칼륨칼슘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또한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섬유소는 혈액에 쌓인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의 연동을 활발하게 해 주어 변비에 효과적이다. 부추의 독특한 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