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포노 사피엔스’, 2015년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특집 기사에서 처음 등장한 이 단어는 ‘슬기전화(스마트폰)를 손에 쥔 신인류’를 일컫는다. 일상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며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활용하는 사람들. 이들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바로 나, 그리고 당신이다. 2020년의 대한민국을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곧 포노 사피엔스인 것이다. 불과 십년 전까지만 해도 극소수에 한해 전유되던 이 생소한 기계가 어떻게 전 세계 36억 명이라는 폭발적인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비즈니스 생태계는 또 얼마나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했는지, 저자는 스마트폰이 인류 문명에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를 다양한 실증 데이터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통찰한다. 스마트폰의 폐해와 비관을 우리는 매일 미디어로 접한다. 그러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급격한 혼돈의 시대, 포노 사피엔스로 인해 인류가 어떤 위기와 기회를 맞을 것인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 지은이 : 최재붕 출판사 : 쌤앤파커스, 2019년 출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현대 사람들은 다양한 질병을 한 번에 치료하는 약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만병통치약은 원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만병통치약을 꿈꿔온 걸까? 놀랍게도 선사시대부터이다. 양귀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아편은 모든 통증을 없애는 만병통치약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코카콜라는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미국의 모르핀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해 코카인을 넣어 개발한 신약이었다. 마약으로 정의된 아편과 코카인을 지금이라면 약으로 사용할 수 없겠지만, 역사 속에서 약에 대한 인식은 크게 변화해 왔다. 책에는 가짜 만병통치약의 비밀, 특이한 약의 재료와 치료 방법, 진시황, 프로이트 등 유명인이 먹었던 놀라운 약과 같이 다양한 약이 등장한다. 저자는 약으로 보기에 수상쩍은 재료를 분석하여 구성 요소가 화학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며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 등 약의 역사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 약국에는 없지만, 인류의 욕망이 만든 약 이야기를 책 속에서 찾아보자.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 지은이 박성규, 엠아이디출판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어린아이에게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걱정과 두려움을 공유하면서 아이는 인형과 함께 성장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에게는 인형이 마음의 안식을 주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듯 인간과 오랜 시간을 교감해 온 인형이 ‘언제부터 생기고,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이 책은 인형의 변천사를 다루고 있다. 크게 2개의 장으로 나누어 1장에서 고대시대 인형의 시초를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주고 2장에서는 주요 각국에서 인형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려준다. 다산과 풍요의 기원을 담은 고대시대 인형에서부터 마담 투소의 밀랍인형, 식기류의 주재료인 자기로 만든 포슬린 인형, 패션 인형의 대명사인 바비 인형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친근한 존재가 된 인형의 역사를 풀어내고 있다. 특별부록으로 특이한 인형들까지 소개해주어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다. <인형의 시간들> 지은이 : 김진경 지음 출판사 : 바다출판사 발행년 : 2019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아부지 초가 한 칸 손보러 왔습니다 그동안 자주자주 찾아뵌다 해 놓고서 어느덧 일 년 세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다짐을 저버리고 목구멍만 풀칠하다 벌초는 해야겠다, 번뜩 생각에 고삐조여 뒤늦게 맨주먹으로 염치없이 뵈옵니다 지갑이 얇은 탓에 상석도 가벼워서 당신이 하신 말씀 박주산채 뿐이오니 허물을 나무라시고 흠향 많이 하십시오(뒷 줄임) 이희동 시인은 ‘아부지를 뵈옵니다’에서 그렇게 말했다. ‘다짐을 저버리고 목구멍만 풀칠하다’는 표현이 필자를 두고 하는 말 같아 가슴이 아리다. 어머니 가신지 석 달 엿새! 이희동 시인은 초가 한 칸일지언정 아부지를 음택에 모셨건만 필자는 어머니를 캐비닛 같은 납골당에 모셨다. 한줌 재로 변한 어머니를 납골당 그 비좁은 곳에 모시고 이희동 시인처럼 자주자주 뵙는다면서 ‘목구멍 풀칠하느라’ 외면하고 있다. 아 어머니시여! 그리고 이땅의 아버지시여! 아는 듯 모르는 듯 깊어지는 주름살은 세월의 수레바퀴 되돌릴 수 없는 자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 종착역이 보이네 -‘황혼의 신호등’ 가운데서- 시인도 나이를 먹는다. 끝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신 그 길을 가야한다. ‘황혼의 신호등’에서 종착역이 가까운 시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바야흐로 구글의 전성시대다. 그 구글 제국의 한복판에서 저명한 디지털 사상가인 조지 길더가 구글의 종말을 말한다. 일찍이 텔레비전의 종말을 예견했던 노대가인 그의 주장은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어서, '구글의 모든 중요한 전제들이 무너질 것이므로 구글은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라 말할 정도다. 구글은 누구에 의해, 무엇 때문에 몰락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구글 이후 우리 삶의 양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지난 20여 년간 구글은 사람들의 삶과 운명을 짊어지겠다는 열망으로 가득찬 어떤 '통합적인 철학'을 개발해 왔다. 그 온갖 편리한 공짜 서비스를 누리는 대가로 우리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구글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길더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일갈하며, 바로 그러한 공짜 정책이 구글 스스로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될 것이라 진단한다. 길더의 주장에 따르면, 구글은 시간의 한계를 초월해 알고리즘을 가속화함으로써 그 희소성을 속이고 있다. '무료'라는 말에 함축된 무한대에 가까운 수요는 시간의 희소성을 반영하는 유한성과 상충한다는 것. 또 그들이 내세우는 빅데이터는 가히 위협적인데, 인간의 뇌도 본질적으로는 알고리즘적이어서 인공지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세상의 중심’, ‘잠들지 않는 도시’ 등 그럴듯한 수식어를 가진 미국의 도시 뉴욕. 화려한 도시의 모습 이면에는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저자는 그런 뉴욕에서 한국인 검사로 일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 검사인 저자는 경력이 1년밖에 되지 않은 초보 검사이지만 임금착취, 사기, 성매매 등 다양한 사건을 처리해 나가면서 인간의 추악한 면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법이 가진 한계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진심으로 위로하고, 정의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노력한다. 검사로서, 인간으로서 저자가 해온 여러 가지 고민들을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배경은 뉴욕이지만, 어느 정도는 한국 사회와도 닮아 있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정의란 무엇인지, 또 바람직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은이 : 이민규 지음출판사 : 생각정원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이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로 잘 알려진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수필집이다.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이미 공개되었거나 혹은 미발표된 글을 묶어 만든 책으로 올리버 색스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만인 올해 4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의사이자 과학자임에도 뛰어난 문학적 감수성을 지닌 문장들로 ‘뇌’에 관한 현대의학의 이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올리버 색스의 이번 책 역시 인간 존엄에 대한 따뜻한 통찰이 행간에 스며 있다. 유년 시절과 가족에 대한 소소한 기억 등 한 개인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단락을 마주할 때는 더 이상 그의 글을 볼 수 없음에 한 문장 한 문장이 더욱 귀하게 읽힌다. 책 뒤표지에 빼곡히 적힌 뇌과학자 정재승의 팬심 가득한 추천사도 그런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일독하는 것, 시대의 지성이었던 올리버 색스를 추억하기에 가장 알맞은 방법이다.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 도서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소명출판은 영화 ‘말모이’의 주인공 이극로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극로 전집(전 4권)》을 9월 30일 펴냈다. 이극로(1893~1978)는 조선어학회 대표로서 한글맞춤법통일ㆍ표준어사정ㆍ외래어표기법제정ㆍ한글지 펴냄 같은 큰 업적을 남겼다. 광복 이후 건민회 등 정치 활동을 하다가 1948년 월북했다. 월북 이력 때문에 남한에서 조명 받지 못하고 자료들이 산재되어 있었으나 저자인 국학인물연구소 조준희 소장(49)이 2006년부터 유럽을 4번 답사해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지 국립도서관, 문서보관소, 고서점에서 친필 편지와 저술 원본을 다수 입수해 이를 책으로 펴냈다. 유럽에서 처음 조선어강좌를 개설했던 이극로(독일명 Kolu Li)의 행적을 눈으로 확인한 조 소장은 장장 13년 작업 끝에 독일어로 된 그의 박사학위논문 ‘중국의 실크 공업’을 비롯한 모든 나라밖 저술을 완역했고, 북한 자료까지 총망라해 4권, 2,500 쪽 분량으로 이극로 전집을 완간했다. 1권은 유럽 편으로 이극로의 독일 유학 시기부터 도미 시찰 시기까지를 다뤘다. 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대학교(지금의 훔볼트 대학) 유학 시절 예비 논문과 박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이 책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형구네 고물상」에서 아역배우였던 형민이 38년 뒤 「그 시절, 그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섭외되어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소설은 형민의 유년시절 회상부터 어머니, 아내, 형민 회사의 동료들, 아파트 이웃들, 길에서 만난 인연, 그리고 형민을 인터뷰하는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사회자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작가는 기쁨과 슬픔의 일상들을 따뜻하지만 덤덤한 어투로 표현했는데, ‘작가는 어느 정도의 슬픔이 적절한지, 또 어느 정도의 희망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형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냥한 사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은 왜 ‘상냥한 사람’일까? 여기서 ‘상냥한 사람’이란 바로 형민처럼 다른 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아닐까. 지은이 윤성희, 창비 출판, 2019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사서추천도서 제공>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필묵 중심의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한국화가 유수종 작가는 사군자, 달 항아리, 꽃, 별, 행성 등을 작품으로 연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유수종 작가는 《사군자기법》이라는 안내서를 펴내 사군자 입문자들에게 간략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그림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사군자는 중국에서 시작했지만 고려를 지나 조선에 이르러 중국의 완벽성과 기교 위주의 화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계를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동양 회화의 근본이 되는 조형원리와 예술철학을 아우르는 회화 장르다. 하지만, 서예계와 미술계는 물론 일선 교육 현장에서 잠시 배우고 지나가는 통과의례로 전락된 것이 작가 유수종 은 안타까워 후학을 지도하며 경험한 화가로서 무엇보다 사군자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군자기법》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기초적 3대 요소인 형식, 내용, 소재의 주체에 관한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는 안내서는 사군자 기법과 200x70cm 도판, 매난국죽 각각 20점씩 80점 등이 수록되어 중국과 한국의 훌륭한 작품을 보며 학습자들이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군자는 동양 식물인 매화, 난초, 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