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오리나무는 십 리가 떨어져 있어도 오리나무고 고향나무는 타향에 심겨 있어도 고향나무고 할미꽃은 아주 어려도 할미꽃이라고 불립니다. 옛날엔 할미꽃이 참 많았습니다. 밭둑이나 산소 주변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꽃인데 요즘은 기후 변화 탓인지 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할미꽃은 나름대로 열심히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자라고 번성하는 꽃인데 자신이 할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서운할 것입니다. 어쩌면 꽃이 시골 할머니의 꼬부라진 허리처럼 휘어져 있기에 붙은 이름이겠지요. 부끄러움의 결과인지 겸손의 미덕을 발휘하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태어나서 내내 고개를 숙이고 살다가 홀씨를 날릴 때가 돼서야 잠시 허리를 펴는 할미꽃은 우리 인생을 닮았습니다. 할미꽃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동강할미꽃이 아닐까 합니다. 동강할미꽃은 생김새는 할미꽃을 닮았지만 보통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향해 화사한 꽃잎은 벌리고 있거든요. 한약방에서는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마도 할미꽃의 홀씨가 흰 머리카락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입니다. 할미꽃의 뿌리는 매우 강한 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한약재로 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열대야는 저녁 6시 1분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5일 아침 6시 12분에 서울의 기온이 24.9도까지 내려가 8월 24일 밤은 열대야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로써 34일간 계속된 서울의 최장 열대야는 끝났지만, 올해 여름에 서울에서 열대야가 발생한 날 수는 모두 37일로 이 역시 기상 관측 이래 제1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님이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고 ‘날씨가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은 해마다 반복되며 해마다 길어질 것으로 염려된다. 이처럼 열대야가 길어지는 것은 지구가 더워지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환경학자들은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온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것이 관측되자 지구온난화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어난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해졌다. 모든 나라에서 경제가 발전하면서 화석연료의 소비가 늘어나고 연쇄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증가하였다. 이산화탄소는 이른바 온실가스로서 태양열을 붙잡아두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지구의 온도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항일의병운동을 이끈 의병장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 1833~1907)의 옷인 단령(團領)과 머리에 썼던 사모(紗帽), 허리띠인 삽금대(鈒金帶), 목화(木靴), 호패(號牌) 등 총 5건의 유물을 국가민속문화유산 「면암 최익현 관복 일괄」로 지정하였다. * 단령: 관직에 있는 사람이 공복(公服)으로 입었던 옷으로, 둥근 깃이 하나의 특징임. * 사모: 관복 착용 시 머리에 썼던 관모로, 2개의 뿔[角]이 좌우에 달린 것이 특징임. * 삽금대: 관복 착용 시 허리에 두르던 띠의 한 종류로, 무늬를 새긴 판(띠돈)을 띠의 둘레에 붙여 장식함. * 목화: 관복을 착용할 때 신던 목이 긴 형태의 신. * 호패: 조선시대 16세 이상 남자에게 발급한 패로서 오늘날의 주민등록증과 같음. 이번에 지정된 5건의 관복 일괄은 19세기 후반기 복식 연구뿐 아니라 공예 기술과 재료 연구를 위한 실증적 자료로서 값어치가 높다. ▲ 단령은 최익현이 당하관(堂下官)이던 시기(1855~1870)에 착용한 것으로, 조선 후기 전형적인 당하관용 단령(團領)의 형태와 제작 양식을 지니고 있다. ▲ 사모는 양쪽 뿔에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김명석)은 국악디지털음원(www.gugak.go.kr/digitaleum)을 활용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작하는 ‘2024 국악디지털음원 활용 창작 공모전’을 연다. 국악디지털음원은 국립국악원 누리집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는 미디 음원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음악 제작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국악원이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단음(單音) 음원 552개와 악구 음원 11,081개, 그리고 악기별 연주기법 및 명창의 소리와 추임새 등으로 구분한 확장형 음원 2,586개를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량 대피리 음원을 추가해 음색의 범위를 넓혔다. 공모전 참가 자격으로는 국적, 전공 등의 제한이 없으며, 국악디지털음원을 내려받아 이를 활용해 새롭게 만든 음악을 제출하면 된다. 공모작 접수는 오는 10월 1일(화)부터 10월 20일(일)까지 번개글(이메일)로 진행한다. 공모작 선정은 국악디지털음원의 활용도, 대중성, 창의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대중평가 점수를 합산해 모두 10개 작품을 뽑아 시상할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찾아가 한국 생활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2024년 한류생활문화한마당 모꼬지 대한민국’(아래 모꼬지 대한민국)이 오는 10월 5일(토)부터 6일(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모꼬지 대한민국’은 2020년부터 시작돼 한국의 다양한 생활문화를 나라 밖에 소개하는 글로벌 한류 잔치로 자리 잡았다. ‘모꼬지’란 놀이ㆍ잔치 등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모꼬지 공연 출연진 공개… 선미, 에이비식스, 드림캐쳐 ‘2024 모꼬지 대한민국’에서는 모꼬지 공연을 비롯해 현지 한류 팬에게 K-푸드와 K-드라마, K-패션 등 다양한 한국 생활 양식을 선보인다. 특히 10월 6일(일) 저녁 6시에 열리는 모꼬지 공연에는 K-팝 가수 선미와 에이비식스(AB6IX), 드림캐쳐(DREAMCATCHER) 등이 참가해 현지 팬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와 뜨거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선미는 K-팝 여성 퍼포먼스 가수로, 최근 아홉 번째 디지털 싱글 ‘벌룬 인 러브(Balloon in Love)’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비식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지난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 민들레연극마을에서 개최된 '제16회 품앗이 공연예술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화성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신아)과 극단민들레(예술감독 송인현)가 공동 주관한 이번 축제는 국내외 20여 개의 다채로운 공연, 체험, 전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3일간 총 2000여 명의 누적 관람객이 방문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화성시 정명근 시장이 축제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시장은 '품앗이 공연예술축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화성시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했다. 또한 '화성시 동서부의 문화예술 균형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며 축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약속했다. 올해 축제는 창작동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방정환의 따뜻한 정신을 되새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방정환의 동화를 각색한 연극, 노래 등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되찾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했다. 그중에서도 농촌에 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30여 년 동안 증조할아버지 정한용 의병장의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위해 온 가족이 생업도 팽개치고 그 증거자료를 모으는 일에 매달려 왔습니다. 만석꾼이던 증조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의병 항쟁에 쏟으셨으며 진주의병의 본주의소(本州義所)를 진두지휘하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여러 우여곡절로 증조 할아버지의 포상 신청이 벽에 부딪혀 있던 참에 국립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의 도움으로 각종 증거자료를 심도있게 갖춰 이번에 포상 신청을 새로 하게되어 기쁩니다. 증조 할아버지의 독립유공자 포상이 하루빨리 결정되어 저희 유족의 한을 풀어주심으로써 아직도 포상 신청의 길이 막혀있는 의병 후손들에게도 큰 희망이 길이 열리길 간절히 빕니다.” 이는 어제(27일) 낮 2시, 광복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계기, 광복회·국립인천대학교 공동주최 <독립유공자 발굴 포상신청 설명회 및 학술발표회>에서 독립유공자 350명 포상신청자 가운데 유족 대표 중 한 사람인 정한용 의병장 증손녀 정현경 씨가 한 말이다. 어제 행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회(회장 이종찬)와 국립인천대학교(총장 박종태)가 공동 주최하였으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잠시 눈감고 바람소리 들어보렴 간절한 것들은 다 바람이 되었단다 내 바람은 네 바람과 다를지 몰라 바람 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바람처럼 떨린다 ... <바람편지>, 천양희 그래 이제 길고 긴 더위에 지친 우리들이 눈을 감고 마음을 열어야 할 때가 되었다. 한여름 무더위가 언제 갈 것인가? 한낮부터 밤까지 땀을 흘리던 우리들의 바람은 이 바람이었다. 우리의 '바람'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어느새', 아니 '마침내' 오고있는 것이다. 그것은 또 늘 그렇지만 새해가 시작된 게 어제 같은데 한 해로 치면 3분의 2가 가고 있다는 뒤늦은 인식과 함께 온다. 이제 올해의 3분의 1이 남았을 뿐이라는 탄식과 같은 것 아닌가? 곧 9월이라 뜻이다. 푸른 옷 벗어 놓고 새 옷을 입는구나 한 철이 지나가고 새 계절 맞이하니 9월이 물드는 것을 그 누구가 막으랴 ... <물드는 9월>, 오정방 초복ㆍ중복ㆍ말복을 지나고, 입추와 처서도 지나고, 9월이다. 입추(立秋)에서 보름이면 처서(處暑)인데 그것도 지났으니 이제 계절로는 분명 가을이렸다. 아직 한 낮에는 그렇지 않지만, 최장의 열대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패션큰사전에 보면 ‘마괘(馬褂)’가 표제어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 사전에서 ‘마괘’란 “중국 청나라 때 복식으로 길이가 허리보다 짧은 웃옷으로 소매는 팔꿈치 정도 길이로 행괘(行褂)라고도 하며, 여밈은 주로 끈을 사용하였다. 예복용으로는 심홍(深紅, 짙은 다홍빛), 장자(醬紫, 짙은 자줏빛), 심람(深藍, 짙은 남빛), 녹(綠), 회(灰) 등의 색을 사용하였고, 황색은 황제에게서 하사받은 것 이외에는 착용할 수가 없었다.”라고 풀이합니다. 이 ‘마괘’는 1885년 8월 27일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서 풀려나면서 가지고 온 것인데 ‘마고자’로 변형되었다고 하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마고자로 추위를 견뎠으며 입기가 쉬워 백성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하지요. 마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변형된 부부은 가슴에 섶을 붙였고, 저고리보다는 길이가 조금 더 긴데 목 부분은 많이 파여있어 깃과 동정을 따로 붙이지 않았습니다. 원래 남자만 입던 옷이었지만, 뒤에 남녀노소 상관없이 입었다고 합니다. 저고리 위에 입는 덧옷의 하나인데 또 다른 것으로는 배자와 조끼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끼는 1900년 전후 서양옷의 수용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의 국악을 담다’라는 주제로 새로운 형식의 국악 콘텐츠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서울국악주간이 올해에도 열린다. 축제는 <특별한 인터뷰 : 국반>이라는 온라인 콘텐츠와 대면 공연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온라인 콘텐츠는 8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국악주간> 유튜브(www.youtube.com/@seoulgugakweek)를 통해 공개되며, 대면 공연은 9월 1일 여의도 물빛광장에 있는 무대에서 저녁 5시부터 밤 9시까지 열린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는 모두 6개 단체가 참여한다. 국내팀으로는 <도시>, <박정수>, <시도>, <오디오바나나>가 참여를 하고 대만의 <첸충칭>과 캐나다의 <아흐메드 모네카>가 함께한다. <도시>는 대금ㆍ피리ㆍ거문고와 더불어 강력한 사운드의 기타와 화려한 드럼이 더해진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소리꾼이자 작창자인 <박정수>는 마치 케이팝과 같은 현대적인 감성으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국악공연을 선보인다. <시도>는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