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샘’과 ‘우물’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우리나라는 지구라는 이 땅덩이 위에서 물이 가장 좋은 곳이다. 물을 받아 담아 두는 흙과 돌과 바위가 목숨에 좋은 갖가지 원소를 품고서 물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물을 먹고 쓰려고 마련한 자연의 그릇도 여러 가지를 썼다. 그런 그릇 가운데 가장 많이 쓴 것이 ‘샘’과 ‘우물’이다. 그러나 요즘은 샘과 우물이 삶에서 밀려나 자취를 감추려 한다. 삶의 전통을 지키려면 말의 박물관이라도 서둘러 만들어야 할 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샘’을 “물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곳”이라 풀이하고, ‘우물’을 “물을 긷기 위하여 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한 곳”이라 풀이해 놓았다. ‘우물’을 ‘물을 긷기 위하여 괴게 한 것’이라 하면, 먹으려고 긷는지 쓰려고 긷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하수’라는 낱말의 뜻을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흙과 돌과 바위 사이 빈틈을 채우고 있는 물”이라 한다면, “물을 긷기 위하여 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하는 곳”은 ‘우물’이 아니라 ‘둠벙’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둠벙’을 “웅덩이의 충청도 사투리”라 했지만, 둠벙은 삼남 지역에서 입말로 두루 쓰
-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2024-06-14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