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오신다면 모피 안 입기 운동 펼 것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생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은 29살에 장원 급제를 한 인재였다. 그는 요즘 말로 하면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벼슬길은 파란만장하였으며 결국은 쿠데타 음모로 나이 50살에 사형을 당하였다. 그는 자기가 쓴 책의 주인공인 홍길동처럼 그 시대의 반항아였다. 혀균은 어느 날 가깝게 지내던 기생이 죽자, 세상의 이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문상하러 갔다고 한다. 사대부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그 뒤에도 또 한 번. 허균은 모친상 동안에 기생과 술잔치를 벌려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허균은 그러한 비난에 대해 위축되거나 변명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인간적인 선언을 하였다. “남녀 사이의 정욕은 하늘이 내려 주신 것이고, 인륜과 기강을 분별하는 지식은 성인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하늘은 성인보다도 한 등급이나 더 높고 위엄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따를지언정 (정욕보다 인륜을 앞세우는) 성인의 가르침을 반드시 따르지는 않겠다.”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보아도 허균의 생각은 매우 파격적이다. 그렇지만 김 교수는 허균처럼 시대의 반항아가 될 용기는 없었다
-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 2024-10-25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