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천 명무가 남긴 춤의 유산적 값어치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민속학자] 굿춤은 종교적 목적으로 추는 의례춤이다. 무당이 소정의 목적 달성을 위해 자신의 기(氣)를 상승시켜 신을 기쁘게 하거나 죽은 망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추어지는 신앙 행위의 춤인 것이다. 황홀경에 도취한 신바람의 율동은 굿춤의 결정체이며, 혼돈과 세속적 질서를 깨트려 삶의 아픔과 슬픔을 달래어 신탁을 받는다. 그리하여 활력을 재생산하여 삶의 활력소를 갖도록 하는 것이 굿춤의 궁극적 목표다. 또한, 죽은 망자의 한을 달랜 뒤 저승문을 열어서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도 굿춤이 추어진다. 이와 같은 신앙의례의 굿춤을 춤 예술로 전환하여 세간에 소개한 박병천의 굿춤은 제석춤, 지전춤, 고풀이춤이다. 미학적 율동을 앞세워 무대예술로 등극한 이러한 춤은 삶의 정서와 관념을 담론화하여 예술 미학의 극치를 드높인다. 제석춤은 인간의 재복, 수명, 자손 점지를 관장하는 제석신의 춤이다. 환인, 환웅, 단군왕검 등 삼신의 제석은 존엄함의 상징이기에 제석춤 또한 엄숙함과 위엄성의 극치를 표출한다. 이러한 신앙적 제석춤을 신명적 흥과 미학적 멋을 불어 넣어 예술 춤으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종이로 오려 만든 지전(紙錢)을 들고 죽은 망자를
- 양종승 민속학자
- 2024-05-12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