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혜성(彗星)이 동방에 나타났는데, 꼬리가 있었으므로 별도로 문신(文臣)을 차출하여 살펴보게 하였다. 며칠 뒤에는 필수(畢宿, 28수(宿) 가운데 열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별자리. 서양 천문학의 황소자리)의 궤도 안에 나타났는데, 색깔은 희고 거리는 북극성에서 87도가 되었으며, 점점 다른 별자리로 옮겼으니, 북극성에서 1백 32도의 거리가 되었고, 10월에 이르러서 비로소 사라졌다.” 이는 《순조실록》 27권, 순조 25년(1825년) 8월 7일에 나오는 혜성(彗星, Comet) 곧 살별(꼬리별)이 나타났다는 기록입니다. 혜성은 태양계 외곽에서 해를 중심으로 타원 또는 포물선 궤도를 돌며 얼음과 먼지로 구성된 '더러운 눈뭉치(Dirty Snowball)' 형태의 작은 천체입니다. 해에 가까워질 때만 독특한 꼬리를 만들어내는 천체로, 우주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태양계 기원의 비밀을 푸는 종요로운 열쇠라고 합니다. 조선은 나라 기관인 관상감을 통해 혜성의 위치, 크기, 꼬리 길이 등을 날마다 철저한 기록으로 남겼는데 《조선왕조실록》에만 무려 1,575번 등장합니다. 특히 영조 35년(1759년), 모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은 오는 8월 6일부터 29일까지 온 나라 곳곳에서 국민이 직접 무형유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를 연다.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는 무형유산의 대중화를 위해 전승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국민에게 선보이는 행사로, 달마다 다양한 종목의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보유단체의 공개행사가 열린다. 8월에도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줄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조각장, 한산모시짜기 등 전통기술 종목부터 여름날 흥을 돋우며 더위를 식혀줄 밀양백중놀이, 승전무 등 전통예능 공연까지 마련되어 있다.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악기장」(보유자 고흥곤, 김종민, 이정기) 공개행사가 열려 가야금, 편종ㆍ편경, 북 등 전통 악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발에 탈을 쓰고 연희하는 ▲「발탈」(보유자 조영숙, 8.21.), ▲ 가야금 선율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가야금산조 및 병창」(보유자 정옥순, 8.22.) 공개행사를 진행한다. 대구무형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7월 28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85. 티오엠씨어터(옛 문화공간필링) 2관에서는 뮤지컬 <소년의 초상>이 열리고 있다. CJ스테이지업이 발굴한 완성도 높은 신작 뮤지컬 뮤지컬 <소년의 초상>은 CJ문화재단 창작뮤지컬 지원사업 '2024스테이지업' 선정작으로, 개발 단계부터 평단과 관객의 기대를 모으며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화가 마르첼로의 사라진 유작 <남작의 초상> 복원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현대의 복원가 앞에 드러난 낯선 서툰 덧칠의 흔적을 따라, 1530년 베네치아의 초상화 속에 감춰진 한 여성 예술가의 삶과 진실에 대해 다룬다. "마음을 담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반짝이는 순간이 있어." 어느 날 우연히 발견된 한 초상화, 덧칠된 그림과 지워진 서명의 비밀을 따라가다 보면 오랜 시간 감춰지고 잊혔던 누군가의 삶이 보인다. 과거를 복원하는 100분 동안의 여정은 1530년 베네치아에서 2026년 우리에게 다정한 위로와 따뜻한 감동의 메시지를 건넨다.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의 탄생을 함께할 실력파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달콤한 천도’는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은 복숭아로, 대표 품종으로는 6월 말 출하(생산·판매)되는 ‘신비’와 7월 초 출하되는 ‘옐로드림’이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최근 ‘달콤한 천도’ 소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8월까지 수확할 수 있는 ‘이노센스’와 ‘설홍’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 ‘신비’는 민간 보급 품종, ‘옐로드림’은 농촌진흥청 개발 품종-2020년 품종등록 달콤한 천도’의 전국 도매시장 반입 물량은 2021년 608톤에서 2025년 2,653톤으로 약 4.4배 늘었고, 반입 비중은 0.7%에서 3.3%로 확대됐다. 다만 ‘신비’와 ‘옐로드림’의 출하가 끝난 뒤에는 소비를 이을 품종이 마땅치 않았다. * 자료 출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www.garak.co.kr)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2017년과 2014년 개발한 ‘이노센스’와 ‘설홍’이 경산, 영천 등 천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보급ㆍ생산돼 시장 공백을 메우며 주목받고 있다. ‘이노센스’는 8월 상순 수확하는 중생종 백육계(과육 흰색) 천도로, 무게는 약 180g, 당도는 13.8브릭스(°Bx), 산도(신맛)는 0.36%이다. 특히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지난 2026년 5월 15일 629돌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제45회 세종문화상 한국어 및 한글 부문 수상자로 뽑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세종문화상은 세종대왕의 창조 정신과 애민 정신을 기려 우리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개인과 단체에 주는 상이다. 올해는 이건범 대표와 함께 류현국 일본 쓰쿠바기술대 교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박수남, 헝가리-한국 문화예술재단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요즘 광화문 한글 현판 달기 운동으로 바쁜 그를 8월 3일 한글문화연대 사무실에서 만나, 다섯 가지를 묻고 다섯 가지 답을 들었다. 하나. “언어는 인권이다” ... 왜 ‘우리 것이니 지키자’를 넘어섰나 - 대표님의 25년을 한 줄로 줄이면 “언어는 인권이다”라는 말로 모입니다. 우리말과 한글을 지키자는 운동은 오래됐지만, 그 까닭을 ‘민족’이 아니라 ‘인권’에서 찾은 것은 새로운 길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생각에 이르셨습니까. “우리말과 한글을 지켜야 하는 까닭을 ‘우리 것이니까’라는 민족적 당위에만 머무르게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보니 어려운 공공언어가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한국의 궁궐건축물이나 왕릉의 정(丁)자각, 성문의 문루 등 일반 민가와 다른 권위가 느껴지는 건축물의 추녀 또는 내림마루 기와 등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조각상이 올라 앉아 있다. 이들은 사람 또는 특별한 능력의 동물들로 구성되어있는데, 그 수는 적게는 4기에서 많게는 11기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기와지붕의 등위에 올라 앉은 조각상을 통틀어서 잡상 또는 '어처구니'라고 부르는데, 이런 조각상은 한국과 중국의 권위적인 건축물에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건축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일본건축물의 지붕에는 용마루 또는 내림마루의 끝을 마감할 때에만 물고기 모양 또는 귀신의 얼굴모양의 기와로 마감한다. 현재 한국 건축물들 가운데 잡상이 있는 건축물은 대부분 궁궐과 왕릉 그리고 성벽의 문루에 있고 절 건축물에는 없다. 그러나 옛 절터를 발불해본 결과 양주 회암사터의 경우에 절 건축물인데도 오를 기사에 올리는 것과 같이 많은 잡상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회암사지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잡상은 기와지붕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무엇인가 마무리를 잘 한 것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이 잡상들에게는 올라간 순서가 있고, 각각의 이름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한글을 세계문자로 만들자’라는 말은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글의 우수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주장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와 다릅니다. 최근 한글이 세계적으로 특별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반도 밖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양상은 실망스럽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로마자와 견주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합니다. 세계 으뜸 문자라는 평가와 실제 사용 사이에 왜 이처럼 큰 틈이 생겼을까요? 가장 큰 까닭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데 머물렀을 뿐, 그 값어치를 세계인의 생활 속에서 발휘하게 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 놓고 품질이 뛰어나다고 말하면서도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찾아 쓰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일본어로 된 참고서의 도움을 받았고, 캐나다에서 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한 뒤에는 오랫동안 세계은행과 일하면서 여러 언어와 문자를 접하고, 우리말과 글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15년 전에는 KAIST에 한글공학연구소를 세워 약 5년 동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로 지정하였다.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은 안동댐 건설로 인한 수몰 위기에도 원래의 자리를 유지하여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지켜왔으며, 조선시대 유교 교육과 향촌 사회 조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역사적 값어치와 희소성이 큰 건축유산이다. 《예안향교지》, 《추천집》 등의 문헌에 따르면 예안향교는 1411년 세워진 것으로 나오며, 대성전은 같은 해에 처음 지어져 1569년, 1723년에 중수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대성전에서 발견된 목부재에 대한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1569년 중수 당시의 부재임을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등 16~18세기 초반의 연륜 흔적이 남아 있어 건축 원형의 보존 정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값어치가 매우 크다. * 중수(重修): 건축물의 낡거나 헌 부분을 고치는 것 예안향교는 명륜당의 강학공간과 대성전의 제향공간이 지형조건에 따라 배치되면서 전학후묘(前學後廟)와 좌학우묘(左學右廟)의 2개 축의 배치형태를 갖고 있다. 또한 개방된 전퇴(건물 앞쪽에 개방된 공간)를 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화강암 산악경관을 기반으로 국가 제의ㆍ불교문화ㆍ시문과 옛 기록이 장기간 축적된 복합적 산악 문화경관으로서 높은 값어치를 지닌 「월출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 월출산은 《삼국사기》에 월나군(현재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군) 소재의 ‘월내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수록되어 있으며, 월출산 천황봉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 때부터 나라의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산악신앙과 나라 의례의 전통이 이어진 영산이자,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서남부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역사적 공간이다. 월출산에 있는 절 가운데 하나인 무위사는 선종사찰의 전통과 조선 전기 왕실 후원 아래 조성된 극락보전과 벽화 등 불교 신앙의 생생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으며, 남측 완만한 산세와 평야를 향한 개방적 입지, 낮고 절제된 극락보전 건축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또 다른 절인 도갑사는 남북국시대 때 도선국사라는 승려가 창건한 절로, 도선국사 관련 기록과 왕실 후원, 다수의 문화유산을 통해 왕실 불교와 지역 절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계곡을 따라 나무숲ㆍ암반ㆍ문화유산이 순차적으로 드러나는 경관이 돋보이며, 이러한 경관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의 기운이 스미는 처서를 맞아 ‘처서가 오면, 상처도 마른다’를 주제로 인문 감성 누리잡지(웹툰) 《담(談)》 통권 150호(2026년 8월호)를 펴냈다. 처서는 뜨거운 여름이 물러가는 절기지만, 농민들에게는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앞두고 기대와 근심이 교차하는 시기기도 했다. 이번 호에서는 자연재해에 대비했던 조선시대의 대응 체계와 오늘날 기후 재난 현장의 시민 연대, 운명과 현실의 벽 앞에서도 사랑을 선택하는 마음을 통해 상처를 견디고 회복하는 삶의 지혜를 살펴본다. 조선의 재난 대응에서 오늘의 시민 연대까지 원재영 교수는 <여유와 근심, 그리고 견뎌냄의 기록>에서 처서 무렵의 농촌 풍경과 조선시대의 재난 대응 체계를 살핀다. 처서는 농사일의 큰 고비를 넘긴 농민들이 호미씻이(풋굿)와 같은 마을 잔치를 열어 고단함을 달래던 때였다. 그러나 수확을 앞둔 때의 비와 가뭄은 한 해 농사를 위협했기에 농민들의 근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조선시대에는 농사가 시작되는 봄부터 작물의 생육과 강수량을 살피는 ‘감농(監農)’ 체계를 운영했다. 가뭄이 이어지면 기우제를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