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들이 붓는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앞서 비가 많이 왔던 곳에 또 비가 많이 내려서 다시 물이 들기도 하고 무너진 곳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니 더 가슴 아픕니다. 얼른 나날(일상)을 되찾으시길 빕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사하다'입니다. 여러분은 '해사하다'라는 말을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사하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으며, 비슷한 말로 '조촐하다', '말쑥하다', '해말갛다'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1.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해사한 얼굴 2.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해사하게 웃다. 3. 옷차림, 자태 따위가 말끔하고 깨끗하다. 만기는 서양 사람처럼 후리후리한 키와 알맞은 몸집에 귀공자다운 해사한 면모를 빛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보고 그저 '예쁘다', '잘생겼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이 조금 모자란다 싶을 만큼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들 때 쓰면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비롯해서 낯빛(표정)과 웃음, 옷차림까지 아우르는 맑음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박경리 님의 소설 '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쓰는 말들은 저마다의 빛깔과 결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켜온 토박이말 속에는 오늘날 사람들이 쓰는 말로는 쉽게 나타내기 힘든 꼼꼼하면서도 깊은 뜻이 담겨 있곤 합니다. 오늘 알려드리는 ‘내치락들이치락하다’라는 말도 그런 말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치락들이치락하다’는 이름만 들어서는 그 뜻을 어림하기 어렵고, 조금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뜻을 알고 나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입니다. ‘내치락들이치락하다’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마음이 변덕스럽게 내켰다 내키지 않았다 하다’는 뜻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마음이 싱숭생숭 내치락들이치락한다. 무언가를 하자니 싫고, 안 하자니 아쉬운, 이랬다저랬다 하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됨새(상태)를 제대로 그려냅니다. ‘안으로 받아들였다가(들이치다) 밖으로 내쳤다가(내치다) 하는 것을 되풀이한다(-락)’는 뜻을 더해서 만든 말로, 그 말을 만드는 수(방법)까지 바로 알 수 있으면서 재미있습니다. 둘째, ‘병세가 심해졌다 수그러들었다 하다’는 위태로운 됨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씨알림 때문인지 참으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침부터 덥습니다. 불볕이 여러 날을 쉬지 않고 내리 쬐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여름 말미(방학, 휴가)가 있으니 다들 시원하게 잘 보내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발쪽'입니다. 이 말은 어제 알려드린 '해발리다'와 이어지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입이나 구멍 따위가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조금 넓게 바라진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풀이말에 나오는 '바라지다'의 본디꼴 '발아지다'와 '발리다'가 서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빛그림(영화)를 보여줬습니다. 한 아이의 돌잔치를 곁들여 먼저 하고 맛있는 군것을 먹으며 볼 수 있게 해 주었지요. 환한 얼굴로 해발쭉 웃는 아이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쓸 수 있겠습니다. '해발쪽'과 비슷한 말로 '해발쪽이'가 있으며 '해발쪽'의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는 '해발쪽하다'입니다. '입이나 구멍 따위가 여럿이 다 또는 자꾸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조금 넓게 바라지는 모양'은 '해발쪽해발쪽'인데 이 말의 움직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마다 조금씩 더 더워질거라는 날씨알림을 들으며 배곳(학교)으로 왔습니다. 지난해 햇볕에 익어버린 꽃동이(화분)가 있었는데 이렇게 몇 날 더 불볕더위가 이어진다면 또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햇볕을 덜 받는 곳으로 옮겨주어야겠습니다. 뜨거운 햇볕도 잘 견디는 푸나무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듯이 더위를 잘 견디는 사람도 있고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처럼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견디기 어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밖이 아닌 안에서 일을 할 수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며 하루를 엽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발리다'입니다. 이 말도 처음 보시는 분들은 많이 낯설 텐데 처음 보신 느낌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이 말을 처음 본 아이들은 '누구한테 얻어 맞았다' 또는 '누구한테 졌다'는 말같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쓰는 '너 나한테 발렸다'와 같은 말에 있는 '발렸다'와 비슷해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울리지 않게 벌어지게 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풀이를 보지 않더라도 이 말의 짜임을 보면 뜻을 어림할 만한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많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아침에 받는 햇볕이 어제보다 더 뜨거운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날씨를 알려 주시는 분이 어제보다 더 더울 거라고 하더라구요. 뒤통수에 햇볕의 따뜻함을 느끼며 해를 등지고 걸어오는 길에, 이슬이 내린 잔디밭을 지나왔습니다. 오늘따라 이슬이 맺힌 잔디가 유난히 해반드르하게 보였습니다. 잔디에 맺힌 이슬에 햇빛이 비치면서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이 바로 '해반드르르하다'입니다. '겉모양이 해말쑥하고 반드르르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보시다시피 '해+반드르르하다'의 짜임으로 된 말인데 앞가지(접두사) '해-'는 풀이에 나오는 '해말갛다'에서 처럼 '매우'의 뜻을 더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반드르르하다'는 '윤기가 흐르며 매끄럽다'는 뜻이니 '해반드르르하다'를 '매우 윤기가 흐르며 매끄럽다'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갓 따온 열매를 보고 '아주 윤기가 흐르고 매끄럽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해반드르르하다'는 말을 쓰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게에서 사 온 과일을 먹으려고 깨끗이 씻어 놓고 '해반드르르하다'는 말은 떠올려 쓰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부터 해가 뜨겁게 느껴집니다.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서 햇볕이 바로 내리 쬐니 말입니다. 한낮에는 그야말로 '불볕더위'와 함께 '무더위' 를 함께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시원한 마음으로 하루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묵다'입니다. '해+묵다'의 짜임으로 된 말로 바탕 뜻(기본의미)은 '어떤 몬(물건)이 해를 넘겨 오랫동안 남아 있다'입니다. 저는 지난 이레끝(주말) 집가심(집청소)을 했었는데 구석에서 뜻밖의 것을 보았습니다. 해묵은 고구마에서 줄기가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키운 것처럼 자란 것을 보고 놀랐지만 먹지 못할 만큼은 아니라서 줄기를 떼고 삶아 먹었답니다. 이처럼 해를 넘겨 남아 있는 것들을 나타낼 때도 쓸 수 있지만 '어떤 일이나 감정이 해결되거나 풀어지지 못한 상태로 여러 해를 넘기거나 많은 시간이 지나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묵은 과제", "해묵은 고민"과 같은 말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박경리 님의 '토지'에 '해묵다'를 쓴 좋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들 사이에 가로놓인 해묵은 원한은 쉽사리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오래된 원한'이라고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목숨을 잃은 분들도 계시고 집이 흙더미에 덮히거나 무너져 보금자리를 잃으신 분도 많습니다. 그리고 집이 물에 잠겨 살림이 다 못 쓰게 된 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목숨을 잃으신 분들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고이 쉬시기를 그리고 집과 살림살이를 잃으신 분들이 하루 빨리 나날(일상)을 되찾으시기를 바라고 빕니다. 오늘도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구름들 사이로 해가 나왔다가 들어가기를 되풀이 하고 있네요.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거라는 기별을 들었는데 제가 있는 곳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무늬'입니다. '해가 비쳐서 얼룩얼룩하게 진 무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나뭇잎 사이나 발과 같은 것을 거쳐서 지나온 햇살이 만들어 내는 얼룩덜룩한 무늬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빛과 그림자가 함께 어우러져 만든 그림이라고 할까요? 그걸 보고도 '해무늬'라는 말을 모르면 말이나 글로 쓸 수가 없을 겁니다.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보기월(예문)이 없는 것이 이 말을 알고 쓴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습니다. 말꽃지음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일이 있어서 날이 바뀐 뒤에야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잠이 얼른 들지 않았는데 밖에서 비가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빗소리를 듣고 얼마나 많이 세게 내리는지 어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엄청 세게 내리더군요. 아침까지 이렇게 내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빗소리는 안 들리고 하늘의 구름도 거의 다 걷히고 해가 비치는 곳도 있었습니다. 많은 비가 짧게 내리고 그쳐서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오랫동안 씻지 못해서 먼지가 쌓여 있는 수레 생각이 났습니다. 세차게 내리던 그 비를 맞았으면 하얀 제 수레가 좀 해말개지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죠.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이 '해말갛다'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하얗고 말갛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빛깔이 희고 말갛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해말갛다'는 '해'+'말갛다'의 짜임으로 된 말입니다. '해'는 앞서 본 '해뜩'에서 '희다'와 아랑곳한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갛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산뜻하게 맑다', '국물 따위가 진하지 않고 묽다', '눈이 맑고 생기가 있다'는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수레 가운데 젖어 있는 수레가 있는 걸로 봐서 다른 곳에서 비를 맞고 온 것 같았습니다. 온 나라에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곳에 따라 많이 오는 곳도 있을 거라고 하지만 아무 어려움 주지 않고 잘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발긋'입니다. '해뜩발긋' 이 말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듯 한데, 처음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고 또 어떤 뜻일 것 같으신지요? '뭐 이런 말도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얼른 뜻을 어림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제 알려드린 '해뜩'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시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뜩'이 가진 세 가지 뜻 가운데 '흰 빛깔이 다른 빛깔 사이에 섞여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이와 이어지는 말이 바로 '해뜩발긋'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조금 하얗고 발그스름한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빛깔이 조금 희고 발그스름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마음에 드는데 여러분은 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은 하늘이 많이 낮습니다. 구름으로 덮힌 하늘에서 곧 비가 떨어질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위도 한결 누그러져 일터까지 오는 동안 땀을 흘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입니다. 어제 알려드린 '해득해득'의 '해득'과 이어지는 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신지요? 하지만 '해득해득'할 때 '해득'하고는 아주 다른 뜻을 가진 말이랍니다. 닿소리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어쩜 이렇게 뜻이 달라질까 싶기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두 가지 뜻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갑자기 몸을 뒤로 잦히며 자빠지는 모양'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얼음, 물, 또는 뭔가 미끄러운 것을 밟아 뒤로 자빠질 때 쓸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바닥에 있던 물을 밟아 미끄러지며 해뜩 자빠졌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살짝 돌아보는 모양'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앞서 가던 사람이 얼굴을 돌려 돌아볼 때 쓸 수 있습니다. "앞서가던 동무가 해뜩 돌아서더니 얼른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이 말보다 큰 말이 '희뜩'인데 아마 입말로 '희뜩'을 더 많이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