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철을 탔습니다. 그런데 내가 앉은 건너편 의자에 앉은 사람 7명 모두가 슬기말틀(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한 사람은 통화를 하고 있고, 한쪽 끝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조차도 슬기말틀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그렇게 슬기말틀에 빠진 사람들이 대부분이 드라마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길에 나가면 심지어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슬기말틀을 들여다보고 있어서 보는 내가 아찔합니다. 슬기말틀이 나타나면서 슬기말틀은 출판시장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백 그램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녀석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영상과 뉴스, 메시지를 보느라 대한민국 성인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삶을 산다고 하지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변명하는 가장 큰 까닭으로 '돈이 없다‘라거나 ’시간이 없어서'를 말하지만, 실제는 슬기말틀에 빠져 사느라 그런 것입니다. 문제는 유치원에 다닐만하면 아예 슬기말틀과 함께 사는 것이 요즘 아이들입니다. 부모가 슬기말틀에 빠져 책을 멀리하다 보니 아이들도 당연히 그렇게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들이야 자기가 선택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부모를 따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4월 23일 어제는 세계 책의 날이었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테스 등 두 문호가 세상을 뜬 날을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영국이나 스페인에서는 대대적인 책 축제가 이어진다. 단 하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책방이나 노점상이 많은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유럽 각국에서 몰려와 책을 보고 사고 책에 대해 말하고 책을 사랑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을 전후해 많은 행사를 열었다. 성황을 이룬 곳도 많았다. 다만 그들처럼 모두의 축제 느낌은 없었다. 책의 날을 맞아 나도 책을 생각해보았다. 언젠가 《책바다 헤엄치기》란 제목으로 책을 찾아다니고 읽은 이야기를 책으로 낸 적도 있지만 그동안 이사 다니면서 조금 정리를 하고도 집안 서재에 책들이 많이 있다. 이 책들은 비좁은 서재의 책꽂이에 이중으로 넣어져 있어 이제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책을 내가 어떻게 사서 얼마나 보았는지도 알 수 없는 채로 이 집에서 몇 년 동안 나하고 동거하고 있다. 물론 또 읽고 싶은 책들이 생기니 더 사들이기도 한다. 점점 바닥에도 쌓이고 있다. 이 책들이 언제까지나 나하고 같이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