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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풍자하는 정형시 “센류”

[맛 있는 일본이야기 37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위의 시는 일본 문학의 한 장르인 센류(川柳)로 센류란 5.7.5조의 일본시를 말한다. 5.7.5조란 일본어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는 5.7.5가 지니는 리듬과 맞지 않아 센류의 맛을 느끼기는 쉽지 않으나 대강의 뜻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센류는 에도시대(1603~1867)에 생겨난 것으로 지금의 도쿄를 중심으로 유행한 정형시다. 우리나라의 시조처럼 일본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센류는 가라이 센류(柄井川柳)라는 작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내용은 풍자성이 짙은 것들로 이뤄졌다.

“살 빼야지 이거 먹고 나서 빼야지(やせてやる コレ食べてから やせてやる)”와 같은 센류는 거의 일본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시다. 이는 음식을 앞에 놓고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부터’가 아니라 ‘이것까지 먹고 다음번부터’라는 식으로 다음번 음식을 앞에 두고는 또 역시 ‘다음부터’라고 말하는 사람들, 곧 의지가 약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딱한(?) 마음이 들어 있는 내용이다.




센류는 짧지만 시사하는 내용이 때로는 해학적이며 사회의 이슈나, 현대인들의 고민 따위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러다보니 제일생명 같은 곳에서는 ‘샐러리맨 센류’라고해서 1987년부터 공모작으로 작품을 뽑아 상금도 두둑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호응이 크다.

한편 센류(川柳)와 같은 5.7.5조의 정형시로는 하이쿠(俳句)도 있는데 센류와 하이쿠의 큰차이는 하이쿠에 키고(季語)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센류가 시대를 풍자하는 시라면 하이쿠는 약간 성격을 달리하여 자연을 노래하는 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어쨌거나 센류나, 하이쿠는 5.7.5. 곧 17문자로 나타내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