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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역사를 공부하는 일본 중학생들

[맛있는 일본이야기 37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2일은 일본 도쿄 한복판에 있는 고려박물관(관장 히구치 유우지)에서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 개막식이 있었다. 고려박물관은 양심 있는 일본의 시민들이 만든 박물관으로 조선침략을 사죄하는 뜻에서 그와 관련된 전시물을 꾸준히 전시하여 일본정부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자 힘쓰는 곳이다. 이번 제2회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은 지난 2일부터 129일까지 3달 동안 열리며 한국의 항일여성독립운동가 30명에 대한 시와 그림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시 이윤옥, 그림 이무성)소개되고 있다.

 

기자가 개막식에 참석치 못한 관계로 때마침 인천관동갤러리 도다 이쿠코 관장이 도쿄 방문 일정이 있어 이곳에 들려 사진과 함께 개막식 분위기를 알려왔다. 말이 개막식이라고는 했지만 실제로 개막식은 갖지 않고 다만 조촐히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고려박물관 조선여성사연구회 회원들이 나와서 시화전을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도다 이쿠코 관장은 2일 고려박물관에 갔을 때 박물관 한쪽 귀퉁이에서 조선(한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두 명의 일본인 남학생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면서 그들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누리편지로 보내왔다. 이 두 남학생은 박물관의 하라다 교코 이사장에게 ‘한국의 역사에 대한 개인지도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도다 이쿠코 관장이 기자에게 보내온 누리편지를 소개한다. (뒤침(번역)은 글쓴이)


 

<지난 112일 일본 고려박물관에서 두 명의 남자 중학생을 만났다. 이토 토시야(伊藤暁也) 군과 이타바시 리츠(板橋立)군 이었다. 나이는 13살로 신주쿠의 카이죠중학 (海城中学) 2학년생이다. 이들은 학교 사회과에서 재일외국인에 대한 수업을 받으면서 재일코리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많은 재일외국인 가운데 재일코리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현장 학습차 신오쿠보 거리에 갔을 때 이곳에 있는 많은 한국가게를 보면서 자연스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재일코리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 돌이켜 보니 주변에도 재일코리언 학생이 있었지만 그동안 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이들이 고려박물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3번째로 처음 찾았을 때는 조선인 원폭 피해전시회 때였다. 이 중학생들은 고려박물관 한쪽 귀퉁이에서 하라다 이사장으로부터 한국의 역사에 대한 개인 교습을 받고 있었다. 하라다 이사장은 이들에게 다양한 자료를 건네주고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살짝 엿들으니 너희들 정창원(正倉院)이라고 아니? 그곳에는 고대 한국에서 건너온 보물들이 잔뜩 보관되어 있단다.”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나도 한마디 물어 보았다. “이곳에서 재일코리안의 역사를 알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나?”라고 말이다. 아이들은 답했다. “일본은 예전에 고대 한국에서 많은 문화를 배웠다. 그러나 결국 조선과 전쟁(임진왜란)을 하게 되었고 끝내는 조선을 침략하게 되었다(일제침략)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시화전을 열고 있는 고려박물관 사람들이나 도다 이쿠코 씨와 같이 양심 있는 일본인들은 과거 일제의 잔악한 침략의 역사를 알고 있지만 지금 65살 아래의 일본인들은 침략의 역사를 거의 모른다. 그들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이런 형국이니 그 밑에서 역사를 배우는 어린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리가 없다.


고려박물관 전시실 귀퉁이에서 일 역사에 대하여따로 개인교습을 받고 있는 두 어린 남학생의 얘기를 들으면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이 기특한 공부를 시작한 이토 군과 이타바시 군에게 응원의 손뼉을 쳐주고 싶다.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일본에 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