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환경칼럼니스트인 이상훈 교수가 ‘생명탈핵 실크 로드 순례단’과 함께 한 네팔 순례기 12회분을 보내왔다. 이틀동안 50km의 걷기는 그저 단순한 여행이나 트레팅이 아닌 ‘생명 존중’ 그리고 ‘탈핵’을 목표로 한다.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시작한 ‘생명탈핵 실크로드 순례’는 일본을 거쳐 동남아시아, 유렵을 지나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는 11,000 km의 엄청난 거리다. 잠시나마 그 순례에 함께 하는 여정을 걸어보자(편집자말) |
네팔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나라인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이 있어서 유명해진 나라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네팔의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 많이 진출하였고, 또 주변에서 히말라야에 트래킹을 다녀온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네팔’하면 떠오르는 것은 만년설이 덮인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등 히말라야 산맥의 고봉들이다.
나는 지난 2018년 2월 2일부터 13일까지 11박 12일의 네팔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관광이나 트레킹과는 목적이 다른 순례 여행이었다. 히말라야 산맥은 네팔의 북쪽에 있는데, 나는 반대 방향인 남쪽의 평원지대로 내려가 불교 성지인 룸비니 근처에서 이틀 동안 약 50km를 걸었다.
나는 대학교수로 25년 봉직하다가 3년 전에 정년 퇴임하였다. 퇴임하는 해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귀촌하여 3년째 느리게 사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나의 옛 직장 동료 중에 약간은 돈키호테 기질이 있는 이원영 교수(불교 신도로서 법명이 병산이므로 이하 병산이라 함)가 있다. 나와 병산과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다. 내가 1990년에 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로서 처음 부임했을 때에 병산은 도시공학과 교수로서 같은 건물에 연구실이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1997년 학교 후문 쪽 화성시 봉담면 수기리로 이사 갔을 때에 병산이 옆집으로 이사 와서 2년 정도 이웃으로 같이 살았다. 이명박 정부가 망국적인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열심히 같이 하였다. 그 후 우리 두 사람은 탈핵교수모임에 가입하였고 요즘에는 탈핵 운동을 같이 하고 있다.
병산은 ‘생명 존중’ 그리고 ‘탈핵’을 목표로 하는 ‘생명탈핵 실크 로드 순례단’의 단장으로서 지난해부터 실크 로드를 걷고 있다. 실크 로드(Silk Road)는 1877년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실크 로드는 중국의 서쪽 장안에서 시작하여 타클라마칸 사막, 파미르 고원, 중앙 아시아, 이란을 지나 지중해 동안과 북안에 이르는 동서 교역로로서 총길이 6,400㎞에 달한다. 이 길을 통하여 중국의 비단이 낙타에 실려서 서양으로 운반되었기 때문에 실크 로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병산이 걷고 있는 실크 로드는 21세기에 그가 제안한 새로운 실크 로드로서 코스가 다르다. 생명 탈핵 실크 로드는 서울에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유럽을 지나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는 멀고도 먼 길이다.
병산은 2017년 5월 3일 서울의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한달 간 부산까지 걸었다. 그 후 병산은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라오스, 태국을 지나 현재 인도를 걷고 있는 중이다. 그는 2019년 4월에 로마의 바티칸에 도착하여 프란시스코 교황을 만날 계획이다. 이 실크 로드 도보 순례는 시간으로는 2년 걸리고 26개 나라를 통과하는데, 거리로는 11,000 km에 달하니 옛날 실크로드보다 훨씬 긴 길이다.
실크 로드 순례의 마지막 목표는 지구에 있는 450개 핵발전소의 안전을 측정하고 사고를 감시하는 국제 민간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핵발전소를 감시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구는 U.N.이다. 그런데 강대국들에 휘둘리는 U.N.은 2011년에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엄청난 사고가 났는데도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고 병산은 개탄하였다.
원전 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미래 세대에게 안전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간 기구를 만들자는 그의 제안은 매우 숭고하며 훌륭한 것이다. 이런 제안을 실현하려면 무언가 비범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병산은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고 각국 종교 지도자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11,000km 도보 순례라는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방법을 제안한 뒤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실크 로드 순례단이 2월 초에 네팔의 룸비니를 통과한다는 것을 알고서 나는 순례에 며칠이라도 동참하기로 결심하였다. 룸비니는 불교의 8대 성지의 하나로서 석가모니 부처가 탄생한 장소이다. 기독교로 말하면 예수가 탄생한 베틀레헴과 같은 곳이다. 이번 순례 여행에서 불교 성지를 방문하는 것은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던 불교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네팔에 가기 전에 인터넷의 위키 백과사전에서 네팔이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이 나온다.
“네팔은 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인도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부탄이 있다. 네팔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기가 사각형이 아닌 나라이다. 2007년에 왕정이 종식되고 2008년 5월 28일에 네팔 연방민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최근에 세워진 민주 공화국이다. 네팔은 가로 650km 세로 200km의 직사각형 모양인데, 면적은 147,181km2이고 (남한 면적의 1.5배) 인구는 2017년 기준으로 2,900만 (남한 인구는 5,000만) 명이다. 네팔의 수도는 고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는 카트만두이고 인구수는 320만 명이다.
네팔은 다양하고 풍부한 지리적, 종교적,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북부 산악지대에는 에베레스트 산을 포함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대 산 가운데 8개가 분포해 있다. 비옥하고 습한 남부는 경작지가 발달되어 있다. 네팔 인구의 약 87%는 힌두교를 믿는다. 이는 인도보다 높은 수치이다. 불교는 티베트 불교를 중심으로 하며 다수의 불교 사원이 있고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룸비니가 네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