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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양산통도사 삼층석탑(보물 제1471호)

영축산 통도사 죽비에 문득 깨닫거든
[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2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양산통도사 삼층석탑(보물 제1471호)

 

                                                     -  이 달 균

 

       임진 그 전쟁 통에 산과 절은 타버려도

       받침돌 각 면에 새긴, 형형한 코끼리 눈

       안으로 나이테를 가진

       목질의 기단과 기둥

 

       석탑 말하기를 출가인 산승들은

       영축산 통도사 수행의 계단 아래

       죽비에 문득 깨닫거든

       중생제도에 힘쓰시오

 

영축산에 둘러싸인 통도사 경내엔 부처님의 영험한 기운이 넘쳐난다. 불타께서 법화경을 설법한 인도 영축산(靈鷲山)의 불국토를 이곳으로 옮겨온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햇살 따라 멋대로 굽은 솔향의 송림불토(松林佛土), 고색창연한 부도림, 흥선 대원군이 썼다는 일주문현판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 글씨 등등은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배도 고프고 괜스레 걸음 빨라지지만 곧장 영산전 찾지 말고 마당에 선 오래된 탑 구경도 하고 가자. 남북국시대(통일신라 말엽)와 고려 초기 역사가 궁금하다면 잠시 이 탑 앞에서 당시를 상상해 보라. 다행스러운 것은 상륜부를 제외하고는 보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전체적인 규모와 양식 등을 볼 때 9세기 후기의 특징이 잘 드러난 보물이라고 하니 예사로이 지나칠 것은 아니다. 하층 받침돌 아래에서 발견된 금동 불상 2구와 청동 숟가락 등은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박물관 구경까지 한다면 이보다 쏠쏠한 덤이 어디 있을까.(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