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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잘 먹는 소밥나무, [송악]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17]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송악[학명: Hedera japonica Tobler]은 두릅나무과의 ‘늘푸른넓은잎덩굴식물’이다. 송악의 이름은 소가 잘 먹는 나무라는 뜻으로 소밥나무라 부르던 것이 변형한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담장나무, 큰잎담장나무, Songak-ivy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상춘등(常春藤)’이라 하여 늘푸른 등나무에 비유했다. 다른 나무에 구불구불 달라붙는 성질 때문에 용린(龍鱗)이라 부르기도 했다.

 

영어 이름 아이비(ivy)는 담쟁이덩굴을 말하고, 송악을 일컬을 때는 앞에 ‘늘푸른’이란 말을 더 붙여서 ‘늘푸른아이비(evergreen ivy)’라고 해야 맞는 이름이다. Japanes-ivy 또는 Rhombea-ivy라 쓴다. 한약명은 상춘등(常春藤), 삼각풍(三角風), 토풍등(土風藤), 백각오공(百脚蜈蚣)이다. 관상용, 잎과 열매가 아름답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지피식물로 심는다. 관상용, 약용, 식용, 사료용이다. 꽃말은 정절과 부부애, 애착과 영원한 우정, 행운이 함께 하는 사랑 등이다.

 

고창 삼인리 선운사 입구 개울 건너편 아래쪽에 한 그루 송악이 작은 절벽을 온통 뒤덮었는데 천연기념물 제36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 송악은 굵기는 물론 나무 길이와 나이까지 모두 우리나라 으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줄기는 지난 세월의 험난함을 말해주듯 아래서부터 구불구불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바위에 오랫동안 붙어 있다 보니 색깔마저 바위를 닮아버린 줄기는 이리저리 용트림으로 이어간다. 땅 위 약 5미터 정도부터 비로소 가지가 나와 잎 달림을 한다. 갈래줄기를 합친 땅에 닿은 밑 둘레는 0.9미터고, 뿌리에서부터 절벽 꼭대기까지 걸쳐 있는 나무의 길이는 약 15미터며, 가지가 퍼져 있는 너비는 12.8미터에 이른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크기로 보아 적어도 수백 년은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 크기가 보기 드물 정도로 크고, 내륙에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에 가까우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전북 김제군 김구면의 송악 자생지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8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데, 이 식물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곳의 전설에 따르면 학생들은 송악 밑이나 가까이에 있으면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를 잘 못한다고 하여 이 나무 밑에 가기를 꺼려했다. 또한, 나무를 꺾었을 때 그 즙액이 상처에 묻으면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는 이야기 때문에 이 나무를 꺾지 않았다.

 

 

 

 

 

유럽에서 전하는 아이비의 이야기는 너무도 다양하게 전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 로마 신화의 Bacchos)와 관련이 있어서인지 유럽에서는 술에 취하지 않게 하는 식물로 여겨 아이비의 잎을 술에 넣는 습속이 행해졌다. 영국에서는 술집 정면에 아이비의 다발 등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아이비를 집의 벽에 걸어두면 벼락과 마귀를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런가 하면 아이비는 결혼식이나 장례 때에 영원한 생명을 상징해 널리 선호했다. 옛날 그리스의 결혼식에서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아이비를 건네주는 풍습이 있었다. 드물게 묘지에 아이비를 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늘 푸른 성질의 영원한 삶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은 아이비로 속죄함과 아울러 불멸의 상징으로 의미를 회상하고 그것을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표지로 삼았다.

 

한국 원산으로 서남해안과 섬지방의 숲속에서 주로 자라고 있다. 길이 10m 이상 자라고 가지와 원줄기에서 공기뿌리가 자라면서 다른 물체에 붙어 올라간다. 어린 가지, 잎, 꽃차례에 털이 있으나 자라면서 사라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어린 가지에 달린 잎은 3∼5개로 갈라지지만 늙은나무의 잎은 달걀 모양 또는 네모꼴이며 윤기가 나는 녹색이다.

 

꽃은 10∼11월에 피는데 한 꽃송이에 수술과 암술이 함께 있는 양성화(兩性花)로 피고 녹색빛을 띤 노란색이며 산형꽃차례(꽃대의 끝에 많은 꽃자루가 우산살처럼 퍼져 피는 꽃차례)에 많은 꽃이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거의 밋밋하고 꽃잎과 수술은 5개씩이며 암술대는 짧다. 열매는 다음 해 5월에 둥글고 검게 익는다.

 

 

한방에서는 풍습성의 관절염, 안면신경마비, 현기증, 간염, 황달, 지혈, 종기 치료, 타박상 치료 등의 약재로 이용하고, 민간에서는 간을 맑게 해준다 하여 가을철에 열매를 수확하여 말린 후 달이거나 술로 담가 먹는다. 속설에 송악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눈을 밝게 하고 머리가 맑아지며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참고문헌 :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