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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깃발 들고, 가슴에 몸자보 붙이고

방탄소년단ㆍ블랙핑크ㆍ한국 드라마 덕분에 한국말 인기
<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25>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에게 어떻게 해서 한국말을 배웠느냐고 물어보면 그 대답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중년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나는 드라마를 거의 안 보지만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이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가 보다.

 

둘째는 젊은 여성들로서 그들은 방탄소년단 공연에 반한 뒤에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르고 있다. 셋째는 젊은 남성들로서 그들은 블랙핑크 걸그룹의 공연에 반하여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실 블랙핑크라는 이름은 트빌리시에서 병산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블랙핑크 그룹은 방탄소년단에 가려져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지만, 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4월에 보도된 다음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블랙핑크, 美 코첼라 페스티벌 점령 '한국어 떼창까지'> 기사 보러가기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무려 9억 뷰를 돌파했다고 한다. 2019년 9월에는 다음과 같은 연예 뉴스가 보도되었다.

 

“블랙핑크의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뮤직비디오가 K팝 그룹 음악 가운데 가장 빠르게 6억 뷰를 돌파했다. 9월 29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킬 디스 러브’는 공개 177일만인 이날 아침 6시 무렵 유튜브에서 조회수 6억 뷰를 넘어섰다. 블랙핑크는 K팝 그룹 처음 9억 뷰를 돌파한 ‘뚜두뚜두’ 7억 뷰의 ‘붐바야’ 6억 뷰의 ‘마지막처럼’에 이어 통산 4번째 6억 뷰 이상의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게 되었다.”

 

드라마와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가 한류에 휩쓸리고 있다. 특히 세계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열광하고 있고, 아시아의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열풍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세계 곳곳에서 늘어가고 있다. 외국에 나와서 새로운 사실을 알고 보니 매우 흐뭇하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호텔 식당에서 먹고 4명의 순례단은 시내로 걸어갔다. 4명이 대나무로 만든 깃발을 하나씩 들고, 가슴에 몸자보를 하나 붙이고, 배낭에도 몸자보를 하나 붙인다. 앞 사람과의 간격은 5m를 유지하고 걷는다. 병산은 수시로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고 순례자임을 강조한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지나가는 사람 가운데서 그럴듯한 사람이 보이면 ‘메르하바’(터키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서 전단지를 한 장 전해준다.

 

나의 경우에는 젊은 청년을 만나면 전단지를 준다. 그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우리는 서울에서 출발하여 로마까지 걸어가는데, 위험한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계속해서 관심을 보이면 전단지에 있는 생명탈핵 실크로드 누리집 주소를 가리키며 꼭 한번 들어가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잘 가라고 ‘귈레귈레’(터키어로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면서 헤어진다.

 

 

우리는 옛날에 지은 이슬람 학교로 갔다. ‘아나톨리아 마드라사’라는 이름의 이 건물은 12세기에 만들어졌다. 마드라사는 현대로 말하면 대학교와 같은 곳이다. 《코란》에 기초한 교과목을 중심으로 신학교와 법학대학의 기능을 했다. 이슬람 신학과 법학 외에 아랍어 문법, 수학, 문학, 논리학, 때로는 자연과학도 가르쳤다. 수업료는 없으며 기숙시설과 의료혜택이 주어졌다. 수업은 주로 안마당에서 했고 교과서 암기와 교사의 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군주와 부자들은 학교 건물을 세우고 학생과 강사에게 보조금을 줄 수 있도록 기금을 냈다. 아나톨리아 마드라사는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다.

 

 

병산의 설명에 따르면 옛 도시의 특징은 중요한 유적들이 성곽 안에 모여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민간 박물관, 도자기 상점, 모스크, 그리고 첨탑 형식의 무덤을 보았는데, 이 모든 시설이 반경 1km 이내에 몰려 있어서 걷는 거리는 많지 않았다. 옛날 성은 인구도 많지 않고 규모가 클 수가 없을 것이다. 성곽 안에 모든 시설을 건설하니 가까이에 모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르주룸에서 흥미로운 것은, 거리를 걷는데 우리가 먼저 다가가기 전에 터키 사람들이 수시로 “안뇽하쎄요”라고 말하면서 다가와서 말을 건다. 로자 씨는 인도에 오래 살아서 영어를 잘했다. 로자씨는 매우 적극적으로 전단지를 나눠주고 또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우리나라도 요즘 그렇지만 터키에서도 여인들이 매우 적극적이다.

 

우리는 수시로 다가오는 여인들에게 전단지를 주고 셀피를 찍었다. 셀피를 찍자고 말했는데 거절하는 사람을 한 번도 못 보았다. 어느 나라에서도 사람들은, 특히 여인들은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사진은 주로 병산이 찍었다. 병산은 셀피를 찍은 후에 당신의 사진이 오늘 날자 순례일지에 나올 것이라고 누리집 주소를 알려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매우 좋아한다.

 

 

 

 

에르주룸은 터키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이스탄불에서 너무 멀고 한글판 관광안내서에 나와 있지도 않는 작은 도시여서 한국인들이 별로 구경가지 않는다. 그러나 에르주룸은 터키의 오래된 고도로서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오늘 오후에는 에르주룸을 구경하면서 우리는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