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가 먹는 음식을 가장 단순하게 살펴보면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과 지방, 몸의 구성성분이 되는 단백질과 지방, 몸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비타민과 무기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의 문명권에 따라 식습관이 매우 다르지만 가장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성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를 어떠한 것으로 취하는가? 하는 것에 달려 있다. 크게 보면 밀가루와 쌀의 구분이 있고, 밥과 국수 빵으로 구분도 가능하다. 그밖에도 다양한 품종에서 전분과 당을 취할 수 있는데 옥수수와 조, 수수, 율무와 같은 여러 구황 작물들과 감자, 고구마, 카사바를 비롯한 뿌리 작물, 그리고 과일들이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가운데 우리나라는 쌀을 주종으로 밥이란 형태를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으로 먹고 있다.
1. 쌀의 한의학적 효능과 식품영양학에서 영양과 작용
한의학의 관점에서 모든 음식은 또한 훌륭한 약재가 된다. 건강을 생각할 때 건강보조식품이나 좀 더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약재만을 소중하게 생각기 쉬운데,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의 기본을 제공하는 우리가 먹는 밥과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의 소중함은 없을 때, 부족할 때 저절로 드러난다.
한약의 약재로서 멥쌀(갱미)은 맛은 달고 담백하며 성질은 치우치지 않고 평평하다. 멥쌀은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보하고 오장의 기운을 북돋우며 갈증을 없애고 설사를 멈추게 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 또한, 쌀뜨물을 갱미감이라 하며 열을 내리고 피를 차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데, 쓴다고 동의보감에서 밝히고 있다.
쌀의 영양소 배합은 백미5%+쌀겨22.9%+쌀눈 66%다. 이러하듯 밥을 먹으면 단순히 칼로리 공급을 받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영양소의 공급을 받을 수 있으며 그밖에도 생명유지에 필요한 여러 작용을 한다.
1. 대장의 발효과정에서 낙산(酪酸)이 생겨나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시킨다.
2.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준다.
3. 섬유질 성분이 있어 구리, 아연, 철성분과 결합하여 우리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4. 수분 유지력이 커서 변비를 막고, 인슐린 분비는 적어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2. 쌀을 주식으로 삼았을 때 참고해야 할 사항들
1) 맛있어야 나의 뼈와 살이 되고 힘이 난다.
흔히 ‘식욕이 좋다, 입맛이 있다’라고 할 때 첫 번째 기준은 밥맛을 기본으로 한다. 이렇게 맛이 있다는 것은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며 맛있게 먹는 것만이 온전히 소화되고 내 몸의 뼈와 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밥은 내 몸에서 살과 에너지원 곧 힘이 된다. 그러므로 밥을 주식으로 하면 맛있게 먹었을 때 충분한 영양섭취를 할 수 있으며 부가적으로 기분 좋음. 여유, 이완 등의 효과를 좀 더 누릴 수 있다.
따라서 밥맛을 좋게 하려면 몇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째는 품종, 둘째는 밥을 짓는 방법, 셋째는 밥맛을 좋게 하는 첨가제가 있다.
① 첫째 쌀에 다양한 맛있는 품종이 있다
맛이란 주관성이 강하므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통적으로 맛있기로 유명한 이천쌀과 추청, 신동진, 오대, 일품, 남평 등 우리나라 품종의 쌀과 고시히카리, 오토라메와 같은 일본종이 있고 가바쌀과 같은 독특한 품종이 있다. 여기에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재배하였는가? 하는 것과 연관하여 토질이 좋아 맛있다는 이천쌀, 간척지 쌀과 같은 구분이 있고, 유기농으로 키웠다는 유기농쌀과 오염이 적다는 DMZ쌀이 있다.
② 누가 무엇으로 밥을 지었는가에 따라 맛이 다르다
밥을 지었을 때 기준점이 있다. 그것은 가마솥에 지은 밥이 흔히 말하는 얼마나 전통 가마솥 밥맛과 근접하여 지었는가로 구분이 된다. 많은 연구로 요즘 압력밥솥 고압력으로 밥을 지었을 때 어지간하면 밥맛이 좋은데 가마솥의 핵심 중의 핵심은 누룽지가 관건이 된다. 쌀이 노르스름한 누룽지가 되도록 익었을 때 그 맛과 향이 고르게 배도록 하는 것으로 대부분 전분에서 이루어지는 캐러멜라이징(적당히 가열, 졸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일반 가정에서 이를 근사치로 가져간다면 돌솥밥과 수동 압력밭솥에서 정성스럽게 지은 밥이 여기에 속한다.
누룽지의 갈색, 맛있게 노릇노릇 익은 옥수수나 감자, 잘 구워진 생선과 고기가 맛과 향을 자극하여 맛있게 느껴진다. 곧 이때 표출되는 구수한 향은 소화제가 되고, 음식의 상태는 소화가 쉬워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한 의사이자 화학자인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라는 사람이 발견한 것으로 ‘마이야르 반응’이라 한다. 곧 마이야르 반응이란 포도당, 맥아당, 젖당 따위의 환원당과 아미노기(단백질)를 가지는 화합물에서 기름과 열이 가해졌을 일어나는 갈색으로 변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단백질이 없는 당분만 가열하여 생기는 변화를 캐러멜라이징(캐러멜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③ 밥을 할 때도 넣는 조미료에 따라 맛이 다르다
우리는 똑같은 품종으로 밥을 하더라도 햅쌀로 밥을 하면 맛있고, 도정 직후에 밥을 하면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산화를 방지하고 지방산의 휘발이 억제되어 좀 더 풍미를 간직한 유효성분이 보존되어 맛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본래 자신의 기름인 현미유를 한 방울 넣어서 밥을 하면 좀 더 찰지고 고소한 밥을 얻을 수 있으며 기호에 따라 다시마 한 장을 얹어 밥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더불어 밥에 좀 더 치열한 일본에서는 초밥의 밥맛을 위하여 첨가제가 개발되었는데 효소 성분인 미오라와 당질 성분인 토레하가 있어 좀 더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밖에도 물과 관련하여 육각수로 지으면 밥이 맛있다. 공진수로 지으면 밥이 맛있다는 주장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오색약수로 밥을 지으면 독특한 밥맛을 얻을 수 있다.
2) 현미가 좋은가? 백미가 좋은가?
보통 우리가 먹고 있는 쌀밥은 백미로 지은 흰쌀밥이다. 그러나 쌀밥은 과거에는 부의 상징이 되었다가 혼분식을 장려하는 과정에서는 영양의 불균형이 강조되는 모자람이가 되었고, 현대 성인 질환 특히 당뇨와 관련해서는 건강을 해치는 나쁜 음식이 되어버렸으며, 살 빼기와 연관되어서는 아예 적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먹는 쌀은 벼에서 도정에 따라 백미와 현미 사이에 3분도미, 5분도미, 7분도미 등으로 구분된다. 곧 쌀의 가장 겉 표피층인 겉껍질을 벗기면 그 상태에서 현미가 되고 껍질을 깎아내는 정도에 따라 나누는데 3분도미는 껍질 30%, 5분도미는 50%, 7분도미는 70% 제거, 백미는 모든 껍질층을 다 벗긴 상태다. 이러한 분류에서 쌀의 영양소는 쌀눈에 거의 있고 백미에는 거의 없이 열량(칼로리)만 존재한다고 하여, 어느 순간 건강을 위해서는 현미, 맛을 위해서는 백미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어린이들에게도 노약자들에게도 현미를 권장하는 흐름이 발생하였다.
① 백미는 열량의 공급과 맛이 있어서 가장 나은 선택이다.
백미는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그 고소한 단맛이 매력적이며 표피층이 없기때문에 소화가 쉽고, 흡수율이 좋아 영양분을 빠르게 몸에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소화가 빨라 금방 허기질 수 있고, 현미에 견주어 영양분이 부족하다.(단백질, 아미노산, 비타민 등), 그러므로 당뇨환자 같이 혈당 조절이 어려운 분들은 피하는 것이 좋고, 식욕을 참지 못하여 포식 폭식으로 비만이 발생한 때에도 백미는 피하고 현미를 먹는 것이 좋다.
그래도 균등한 영양을 섭취하고 싶은 분들은 백미에 쌀눈을 따로 사서 밥을 지을 때 한 수저 정도 넣으면 소화에 대한 부담도 없고 맛있게 먹으면서 고른 영향 공급을 받을 수 있다.
② 현미는 충실한 영양 공급과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현미의 장점은 쌀눈이 거의 그대로 붙어 있어서 영양분이 많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아미노산,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그리고 껍질층이 많이 남아있어 흡수율이 떨어지고, 소화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포만감이 오래 간다. 그러므로 당뇨환자의 경우 당의 흡수가 서서히 이루어지므로 혈당 조절에 유리하며 살 빼기할 때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것 이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장이 성장하지 못한 어린이, 위장이 노쇠해 약해진 어르신들은 현미를 소화하지 못하므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그저 포만감만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위장이 약한 어린이, 노약자 특히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미진한 분들은 현미를 피하고 백미를 먹는 것이 좋다.
③ 5분도와 7분도는 맛과 건강, 심리적 충만감을 모두 잡을 수 있다.
현미와 백미의 분기점은 영양과 소화 난이도의 차이이다. 소화의 난이도는 특히 쌀겨에서 드러나므로 쌀겨는 벗겨내고 쌀눈은 살아있게 하는 것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이다. 그러므로 적당한 소화능력을 가진 경우 쌀눈이 온전한 5분도미가 답이 될 수 있다. 5분 도미는 현미와 백미에 딱 절반인 도정 상태로 일반 현미보다는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도 잘 되고 영양분은 백미보다 훨씬 좋다.
소화 능력이 약간 미진한 축에 속하는 경우 7분도미가 선택이 될 수 있다. 외형과 색깔이 백미와 비슷하며 식감이나 소화에 있어서 백미와 큰 차이가 없으면서 좀 더 자연스런 영양 성분을 얻을 수 있다.
3. 건강식으로 누룽지와 죽이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간이 맞아야 하고 맛이 있어야 한다. 이는 한방과 양방의 관점에서 지극히 정석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눈과 냄새 혀를 만족시켜 맛있는 음식이 실제 소화가 잘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