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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성난 시민들 기름을 뿌려 전차(電車) 불태웠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종실록》 36년(1899년) 5월 27일의 기록을 보면 “방금 들으니, 전차(電車)를 운행할 때 백성들 가운데 죽고 다친 사람이 많다고 하니, 매우 놀랍고 참혹하다.(아래 줄임)”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 뒤에 별도의 설명을 달아두었는데 ”이달 17일 한성전기회사(漢城電氣會社)에서 전차 개통식을 하였는데, 26일 전차가 종로(鐘路) 거리를 질주할 때 다섯 살 난 아이를 치어 죽였다. 여러 사람이 격노하여 차체를 파괴하고 기름을 뿌려 불태워 버렸다. 또 전차가 전복되어 죽거나 다친 사람이 몇 명 있었다. 그래서 이런 조정의 명령이 있었다.”라고 설명을 붙여두었습니다.

 

 

처음 전차를 운행할 때 그 속도가 겨우 시속 8km로 기어가는 정도에 불과하였는데도 아이가 치어 죽었다니 놀랍습니다. 파고다 공원 앞길에서 어린아이가 전차에 치여 죽자 시민들은 전차를 ‘악마의 차’라며 전차를 불태웠고, 결국 그날로 전차는 멈춰 섰지요. 그러나 석달 뒤, 고종의 특별담화가 있고 나서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는데 전차만 타다 재산을 탕진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전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때 전차는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홍릉)의 9.7km 구간을 운행했지요. 이 전차는 1898년 1월 고종이 홀로 출자하여 설립한 조선 첫 전기회사 한성전기회사가 들여온 것입니다. 한성전기회사를 실제 운영했던 미국인 콜브란은 기공식 초청장에서 “대중이 익숙해질 때까지 전차의 가장 빠른 속도는 시속 8km로 운행할 것이며, 그 뒤로도 시속 24km는 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는데도 이런 사고가 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