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4-여우비
오란비는 끝이 났는지 무더위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해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입니다. 곧 입마개를 벗고 나날살이(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여우비'입니다. 노래 이름인 '여우비'는 '볕이 나 있는 날 아주 짧게 오다가 그치는 비'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 이런 비라도 내리면 불같은 햇볕에 데워진 땅이 좀 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지(G). 고릴라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 이선희 님이 불렀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심장' '당신', '한심스럽고', '잠시'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랑을 몰라서 더 가까이 못 간다'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 아픔이 무뎌지는 날이 언제 올까'와 같은 노랫말이 알맹이(내용)을 잘 알려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음이 사랑을 따르니 내가 뭘 할 수 있나요'라는 노랫말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두비루비루뢉퐈'가 되풀이해서 나오는데 여우비 내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지 싶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여우비'는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가 시집을 가자 너무 슬퍼서 우는 거라는 말도 있고 어떤 고장에서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구미호)가 울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가 오는 까닭은 하늘 위 높은 곳에서 갑작바람(돌풍)이 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구름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지만 센 바람 때문에 빗방울이 구름이 끼지 않은 곳까지 날려 오는 것이지요.
이런 풀이까지 알고 나면 '구미호' 이야기에 '여우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도 어림할 수 있답니다. 아래에 노랫말과 함께 움직그림까지 볼 수 있도록 이어 놓을 테니 보시고 저마다의 울림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더위달 열닷새 낫날(2021년 7월 15일 목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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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아직 난 몰라서 더는 가까이 못가요
근데 왜 자꾸만 못난 내 심장은 두근거리나요
난 당신이 자꾸만 밟혀서 그냥 갈수도 없네요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이 사랑에 내 맘이 너무 아파요
하루가 가고 밤이 오면 난 온통 당신 생각뿐이죠
한심스럽고 바보 같은 날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마음이 사랑을 따르니 내가 뭘 할 수 있나요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이 사랑에 내 맘이 너무 아파요
두비루비루랍퐈 두비루비루뢉퐈
두비루비룹 두비루비룹 두비루비루뢉퐈
두비루비루뢉파 두비루비루뢉퐈
두비루비룹 두비루비룹
하루가 가고 밤이 오면 난 온통 당신 생각뿐이죠
한심스럽고 바보 같은 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아픔이 무뎌져 버릴 날이 언제쯤 내게 오긴 할까요
한심스럽고 바보 같은 날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달빛이 너무나 좋아서 그냥 갈수가 없네요
당신 곁에 잠시 누워 있을게요 잠시만 아주 잠시만
두비루비루랍퐈 두비루비루랍퐈
https://www.youtube.com/watch?v=rVxxMSPHS5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