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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중년의 슬픔 – 소화가 잘 안 되고 많이 먹지 못해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13]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현대인들은 어느덧 100세 시대를 말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주변을 둘러봐도 70~80살에 건장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은 걸 보면 현재 청소년들은 당연히 ‘100살을 넘어 장수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80살은 기본이 되는 것 같으며 인생을 80으로 보면 그 중간인 40살까지는 기력(氣力)이 절정에 달하고 이를 유지하다가 60살은 넘어서 꺾일 것 같은데, 인간의 생리적 퇴화는 아직도 너무 이른 시점에 오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대략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폐경이 시작되면서 갱년기가 오는 명확한 지점이 있다. 수명이 환갑을 겨우 넘던 4~50년 전과 현재를 견줘 볼 때, 갱년기의 시작점에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보통 생리적인 퇴화의 시작을 공통으로 경험하는 시점이 노안(老眼)이다. 이를 시작점으로 해서 오관(五官)의 기능이 감퇴하는 인식을 하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중년을 자각하게 된다. 이러한 노안(老眼)은 평균적으로 보면 40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50대 무렵이면 대부분 시작된다. 곧 인생의 반고개에서 생리적 퇴화가 진행되는데 이때부터 피로, 수면시간의 감소, 회복력의 저하 등과 더불어 식사량이 줄고 먹는 즐거움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곧 예전에 견줘 많이 먹지 못하고, 맛있는 음식이 줄어들며 배고픈 신호가 점점 약해진다. 기분을 내어 조금만 많이 먹으면 부대끼고 쉽게 체하고 조금만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뱃속에서 때로는 대변에서 표시가 나기 시작한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먹자, 그리고 당기는 만큼만 먹어라

 

음식을 먹을 때, 위장을 중심으로 한 소화기 장관의 운동 능력과 췌장을 중심으로 한 소화액의 생산 능력에 따라 먹는 양과 종류가 정해진다. 따라서 현재 나의 소화능력의 대강을 인지하고 이에 맞추어 먹는 것이 필요한데 30대 이후부터 이러한 소화능력이 점점 감퇴가 진행되는데도 별다른 차이를 깨닫지 못하다가 어느 시점에야 자각을 하게 된다.

 

먼저 내가 먹은 음식을 받아들이는 위장의 용적과 운동성을 알 필요가 있다. 위장의 용적은 평균 800CC 전후가 되는데 운동성에 따라 절반만 먹어도 장의 운동이 힘든 경우와 3배를 먹어도 신나게 운동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개개인의 격차와 컨디션에 따른 차이가 크다.

 

다음은 소화기 장관의 운동성에 따라 음식이 소화되는 속도의 격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을 삼키면 6~7초 뒤 위에 도달하며, 물이나 기체, 액체류는 0.1~1초면 도달한다. 그리고 위장의 운동성과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데 음식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은 대략 2~4시간이다. 밥, 빵 같은 탄수화물이 위에서 장으로 가는 데는 대략 2~3시간 정도, 고기 같은 단백질은 4~5시간, 지방은 6~8시간 정도가 걸린다.

 

 

소장에 도착한 음식물이 영양소로 우리 몸에 흡수되는 데에는 다시 4~5시간이 필요하며 이후 대장을 통해 배출 과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대장에 머무는 시간은 발효과정에 따라 시간의 격차가 커지며 대장의 발효능력과 음식물의 상태에 따라 대장에 머무는 시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곧 발효하기 힘들거나 장의 부담이 너무 크면 바로 배출하고, 부담이 없지만, 발효가 느리면 24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평균 소화 배출의 전체 시간은 9시간에서 24시간 정도가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의 탄력과 운동성이 느려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먹는 양이 줄어들고, 조금만 더 먹어도 소화불량이 오고, 때가 되어도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곧 먹는 즐거움이 감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화 속도가 느려지는 까닭은?

 

이러한 소화능력 감퇴의 가장 큰 요인은 장의 운동성 저하다. 곧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이 예전보다 운동성이 느려져서 전과 비슷하게 먹으면 장운동을 온전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첫 번째 요인은 위장의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이 적게 분비되고 위장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 등 위장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은 위장의 운동을 유도하고 세포의 활동을 자극하는 부신 기능의 저하가 문제가 된다. 세 번째 요인이자 가장 큰 까닭은 위장의 운동을 위한 혈액 공급 능력의 저하이다. 곧 위장이 운동하려면 세포에서 에너지 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하는데 세포에 산소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위장이 본래의 운동을 못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화 속도가 느려진 가장 큰 요인을 하나만 꼽자면 비장(지라) 기능저하로 인한 산소공급의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비장능력의 저하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장의 운동성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전신의 세포에 영향을 끼쳐 전체적인 세포의 활력이 떨어져서 만사가 귀찮아지고 피로를 호소하게 된다. 바로 이때 몸무게가 늘어나는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음식이 당긴다’는 것의 의미

 

보통 음식이 당긴다고 하는 것은 먹고 싶은 욕구가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심리적인 현상은 인체의 생리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음식을 씹는 행위의 리듬을 따라 식도와 위장은 연동운동을 진행한다. 음식물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리드미컬한 작용을 연하운동이라고도 한다. 위장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입안의 음식을 진공청소기가 흡입하듯 식도와 협력하여 당겨가는 것이다. 당겨서 먹는 음식은 연구개(軟口蓋: 물렁입천장이라고도 하며, 입천장에서 비교적으로 연한 뒤쪽 부분을 말한다) 나 식도에 걸리지 않으며 먹었을 때 위장이 충분한 운동을 하면서 소화를 시키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그러나 배가 부르거나 위장이 긴장된 상태거나 위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한 경우에는 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식도와 위장의 운동성도 제약이 받게 된다. 이 시점부터는 아무리 음식을 씹어도 잘 삼켜지지 않으며 결국 씹는 것마저 귀찮아진다. 이때 억지로 삼키게 되면 연구개가 점차 손상되고 식도를 통과하다 음식물이 걸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위장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구역감이 나타나며, 받아들인다 해도 원활하게 운동하지 못해서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하고 소화 속도도 느려진다. 또한 억지로 소화시키려 하다 다른 장부조직에 부담을 주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음식이 당기는 경로

 

음식이 당기는 것은 식도와 위장의 연동운동에 따른 흡입력과 더불어 좀 더 본질적인 생리현상으로 우리 인체 활동의 기본인 세포의 대사 작용을 기준으로 알아볼 수 있다. 곧 다음과 같이 세포→혈관→간→장의 순서로 영양분을 당겨가는 것이다.

 

1. 세포의 대사 작용으로 세포에 영양분이 부족하면 혈관에서 영양분을 당겨간다.

2. 혈관의 영양분이 소모되면 간과 피하지방에 축적된 영양분을 당겨간다.

3. 간의 영양분이 소모되어 간이라는 창고가 비워지게 되면 장에서 영양분을 당겨간다.

4. 장에 영양분이 비워지면 입에서 음식을 당겨간다.

 

곧 음식이 당긴다는 뜻은 마지막으로 세포에서 활용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고 있는 것이며 반대로 음식이 안 당긴다는 것은 소화능력의 저하와 더불어 세포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떨어진 소화능력을 회복하려면?

 

위와 같은 까닭으로 소화능력이 떨어지면 이를 해소하고 현재 자신의 상태의 기준에 맞추어 먹어야 한다. 소화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년까지 평생 누적된 소화기관의 부담을 먼저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한의원의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한방에서 대부분의 소화를 도와주는 활명수, 위청, 내소산, 평위산 등 체질에 맞는 다양한 한약 치료를 통해 소화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노폐물을 제거해주면 소화기 점막과 소화기능을 좌우하는 혈액순환 특히 정맥 순환의 길을 넓혀줄 수 있다. 먼저 누적된 과거의 찌꺼기를 떨쳐낸 뒤 더는 부담을 주지 않으면 개선될 수 있다.

 

바른 식생활

 

① 반드시 당기는 만큼만 먹는다

위장은 공복 상태에서 대략 20cc 정도의 혈액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 100cc 정도의 피가 필요하게 된다. 이때 80cc는 비장이 제공한다. 피가 넉넉할 때는 많이 먹어도 좋지만, 피의 여유가 없을 때는 비장과 위장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적은 음식만이 당기게 되니 억지로 먹으려 하지 말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적당량을 섭취하도록 한다.

 

②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맛있다’를 기능적으로 보면 ‘소화할 수 있다’, 내 몸에 필요하다‘고 하는 생리적인 표현이다. 또한 췌장을 중심으로 생산된 소화액으로 온전히 소화를 할 수 있다는 표현이다. 따라서 맛있는 범위만큼 먹으면 위장에서 분비하는 위산과 췌장에서 분비하는 중탄산염이 십이지장에서 만나 산과 염기의 균형을 이루게 되면서 넉넉하게 소화도 잘되고 소장과 대장의 능력도 온전히 발휘케 하면서 뱃속도 편하고 소화 흡수, 배변도 잘된다.

 

 

③ 기분 좋고 신날수록 잘 먹을 수 있다

위장은 자율신경의 부교감이 활성화돼야 잘 움직인다. 부교감은 여유와 안정, 즐거움과 행복이 충만할 때 활발해진다. 따라서 어떠한 조건에서도 식사만큼은 즐겁게 하도록 한다.

 

④ 위장은 걷는 것을 좋아한다

장운동은 원활한 피 흐름을 기반으로 한다. 넉넉하고 활기찬 피 흐름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운동인데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피를 많이 요구하면서 오히려 소화기 장관에 분배되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운동하되 근육에서 추가 혈액을 요구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이 필요한데 걷기 정도가 적당하다. 단 걷는 것은 운동의 효율이 떨어지므로 맨발로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라는 가벼운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지만, 맨발로 걸을 때 거창하게는 땅의 기운의 도움을 받고, 지엽적으로는 발바닥 자극(특히 엄지발가락 라인)을 통해 소화기 장관 전반과 전체 장부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