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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한복생활’ 국가무형문화재 새 종목 지정

문화재청,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값어치 대표해 온 한복 문화의 값어치 인정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한복생활’을 새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다.

 

‘한복생활’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지속하여 왔으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값어치를 대표해 온 전통생활관습이자 전통지식이다. ▲ 바지▲저고리 또는 치마ㆍ저고리로 이루어진 2부식 구조와 ▲ 옷고름을 갖추고 있는 한복(韓服)을 지어, ▲ 치마-저고리, 바지-저고리 착용 순서에 따라 입고 ▲ 예절ㆍ격식ㆍ형식이 필요한 의례ㆍ관습ㆍ놀이 등에 맞춰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애초 지난 3월 ‘한복 입기’라는 이름으로 지정 예고된 바 있었으나, ▲ 한복 그 자체의 무형유산 특성 및 관련 문화를 포괄할 필요가 있는 점, ▲ ‘한복 입기’가 단순 한복 착용에 대한 인식으로 오인할 수 있는 점, ▲ 한복 제작과 즐기는 문화가 포괄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점 등의 이유로 ‘한복생활’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한복생활’은 설ㆍ한가위 명절뿐만 아니라 돌잔치ㆍ혼례식ㆍ상장례ㆍ제례 등 일생의례를 통해서도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데, 점차 그 빈도와 범위가 줄어들고 있으나 반드시 예(禮)를 갖추는 차원에서 갖춰 입는 그 근간(根幹)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유지ㆍ전승되고 있다.

 

 

근대적 산업사회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주부들이 손수 바느질해서 옷을 지어 입거나 수선하여 입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이면 새로이 원단을 장만하여 옷을 지어 입었는데, 이를 각각 ‘설빔’ㆍㆍ‘추석빔’ㆍ‘단오빔’이라 하였고 이처럼 계절이 바뀌는 때의 명절에는 필요한 옷을 장만하여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였다. 이처럼 ‘한복생활’은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고, 예(禮)를 갖추는 중요한 매개체이기에 매우 중요한 무형적 자산이다.

 

한복은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土偶), 중국 측 사서(史書) 등 관련 유물과 기록을 통하여 고대에도 착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 시대는 바지ㆍ저고리 또는 치마ㆍ저고리로 이루어진 우리 민족 복식의 기본 구조가 완성된 때며, 우리 고유의 복식 문화를 기반으로 변화ㆍ발전하면서 조선 시대에 이르러 우리 복식의 전형(典型)을 확립하였다. 1900년 4월 <문관복장규칙>이 반포되어 문관(文官)들이 예복(禮服)으로 양복(洋服)을 입게 되면서부터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오던 한복문화가 한복ㆍ양복의 혼합문화로 전환되었다.

 

 

‘한복’이란 용어는 개항(1876) 이후 서양 문물로 들어온 양복과 우리 옷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누가 언제 처음 사용했는지는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1881년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기사에서 ‘조선의(朝鮮衣)’, 1894년 일본 신문 기사의 ‘한복(韓服)’을 통해 한복이 당대에도 우리 민족의 생활문화ㆍ사회구조ㆍ민족정신을 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어난 아이에게 입히는 첫 옷인 ‘배냇저고리’는 아이의 연약한 피부에 닿기 때문에 부드럽고 자극이 적어야 해서 가능한 한 솔기를 적게 하여 지었고, 오늘날 돌복으로 많이 입는 ‘까치두루마기’는 까치설날이라고도 불리는 섣달그믐에 아이들에게 입혔으며, 때로는 설빔으로 입히기도 하였다. 두루마기에 붙이는 색동소매는 벽사(辟邪)와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고 있다.

* 벽사(辟邪): 귀신을 물리침, 길상(吉祥): 운수가 좋을 조짐

 

 

 

혼례식에서는 ‘녹의홍상(綠衣紅裳)’이라고 하여 신부는 연두저고리와 다홍치마를 입고, 족두리나 화관을 쓰고 겉옷으로 활옷이나 원삼을 착용하였다. 상장례에서 망자(亡者)에게 입히는 수의(壽衣)는 살아생전 윤달에 미리 준비하면 장수(長壽)할 수 있다고 여겼으며, 바느질 매듭을 짓지 않았다. 이는 망자나 자식들이 화통(化通)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19세기 말 서양식 의복 도입으로 인해 우리 고유의 의생활에도 변화가 생겨 일상복은 간편함과 실용적인 서양식 의복으로 대체되고, 한복의 형태는 크게 간소화되면서 그 쓰임도 의례복으로 일부 축소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의례별로 예(禮)를 갖추는 차원에서 갖춰 입는 그 근간이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한복생활’은 ▲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내에서 전승되고 있다는 점, ▲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의 토우(土偶), 중국 측 사서(史書) 등 관련 유물과 기록이 확인되는 점, ▲ 역사ㆍ미학ㆍ디자인ㆍ패션ㆍ기술ㆍ경영(마케팅)ㆍ산업ㆍ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학술연구가 왕성하고 앞으로도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큰 점, ▲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현재에도 의례별로(명절ㆍ일생의례) 예(禮)를 갖추는 차원에서 갖춰 입는 그 근간이 지속ㆍ유지되고 있는 점, ▲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기관, 가족 공동체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한복을 착용하는 등 ‘한복생활’ 관련 전통지식이 전승ㆍ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값어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한편, ‘한복생활’은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ㆍ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관련 기능ㆍ예능을 전 국민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어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종목으로 지정하였다.

* 특정한 보유자와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지정한 국가무형문화재(공동체 종목) 현황(총 14건, ‘22.6월)

: 아리랑, 제다,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 제염, 온돌문화, 장 담그기, 전통어로방식–어살, 활쏘기, 인삼재배와 약용문화, 막걸리 빚기, 떡 만들기, 갯벌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