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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국립문화재연구원, 《우리 종이, 한지(韓紙) 분석편》 펴내

제작방식 달리한 한지 48종 시험ㆍ분석결과와 견본 수록 / 온라인 공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은 원료와 방식을 달리하여 제작한 48종의 한지를 과학적으로 시험ㆍ분석하고 그 결과값을 견본과 함께 수록한 보고서 《우리 종이, 한지(韓紙) 분석편》을 펴냈다.

 

한지(韓紙)는 우리나라 고유의 방식으로 제작되는 수초지로, 세계적으로 재질의 안정성과 보존성이 뛰어난 종이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17년부터 한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나라 밖 문화유산 복원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 보수ㆍ복원용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수초지: 손으로 뜨는 종이

 

 

 

이번 책자는 문화재 보수ㆍ복원용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사업의 결실로, 2020년 발간된 《우리 종이, 한지(韓紙) 공정조사편》에 이은 두 번째 한지 견본 책자다. 책자에는 닥섬유, 증해제 및 점질물의 종류와 초지법 등을 달리하여 제작한 48종의 한지 견본이 실려 있다. 색깔, 균질성과 같은 기본적인 물성을 비롯해 인장강도 등 한지의 안정성과 보존성에 영향을 주는 각각의 특성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닥섬유: 한지의 주원료로 닥나무 목부와 껍질 사이에 생성되는 섬유

* 증해제: 닥섬유를 삶는 과정에서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넣는 물질로, 잿물 등이 쓰임.

* 점질물: 한지를 뜰 때 닥섬유의 분산을 유도하고 침전을 방지하기 위해 넣는 물질로 황촉규 뿌리에서 추출한 점액 등이 쓰임.

* 초지법: 한지발을 사용하여 한지를 뜨는 방법으로 흘림뜨기와 가둠뜨기 등이 있음.

* 인장강도: 일정폭의 한지를 잡아당길 때 끊어지지 않고 버티는 힘의 세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원료가 수입산 닥인 한지보다 국내산 닥인 한지가 대체로 강도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정 방향으로만 물질을 하는 개량 방식인 가둠뜨기 한지에 견줘 여러 방향으로 물질을 하는 전통적인 초지 방식인 흘림뜨기로 제작한 한지가 방향별 강도 차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 전통한지가 강도와 치수 안정성에서 우수한 종이임을 확인할 수 있다.

* 가둠뜨기 : 섬유를 가둘 수 있는 틀과 발을 이용하여 종이를 드는 기술

* 흘림뜨기 : 섬유를 가둠 틀 없이 발을 이용하여 종이를 뜨는 기술

* 치수 안정성: 온도, 습도 따위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재료의 치수나 형상이 변하지 않는 성질

 

한편, 증해제로 탄산나트륨이나 수산화나트륨을 쓰고, 점질물로 폴리아크릴아마이드를 사용하여 가둠뜨기 방식으로 한지를 제작하는 경우 전통 방식에 견줘 성분이나 특성이 고루 같은 성질을 일컫는 ‘균질성’과 물체의 흰 정도를 뜻하는 ‘백색도’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폴리아크릴아마이드 : 점성이 있는 합성 고분자 물질

 

 

 

 

이번 연구결과는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해 9월 연 전통재료 연구 학술 심포지엄 「전통재료의 가치와 미래」에서 발표되었으며, 문화재 보수ㆍ복원용도로 쓰기에 적합한 한지의 품질기준(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활용되었다. 아울러, 국립문화재연구원은 한지의 용어와 범위를 기반으로 새롭게 제안한 한지 전달규격 4종, 시험ㆍ방법규격 5종, 제품규격 2종을 한국산업규격(KS)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도 밟는 중이다.

 

보고서 원문은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http://portal.nrich.go.kr)에 공개하여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앞으로도 한지에 대한 과학적 정보 제공을 통하여 문화재의 원형 회복과 값어치 향상에 이바지하고, 중국 선지(宣紙)나 일본 화지(和紙)의 제작기술과도 비교ㆍ분석하여 한지 고유의 독창성과 전통성을 과학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