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문화재

돌아온 <대동여지도>, 조선의 꿈을 그리다

동여도(東輿圖)를 품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첫 공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3월 30일 아침 10시 30분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 아래 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언론에 공개한다. 이번 환수는 해당 유물 소장자가 팔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되었으며, 정보 입수 이후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수차례에 걸친 재단의 면밀한 조사, 관계자 사이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 1864년 목판본(갑자본)에 필사 /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 완질 크기: 각 30cm × 20cm / (전체 개첩시) 약 6.7m × 약 4m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리학자이자 지도 전문 출판자인 김정호(金正浩, 1804 추정〜1866추정)가 1861년에 처음 제작ㆍ간행하고, 1864년에 재간한 22첩의 병풍식 전국 지도첩이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에 가필, 색칠하고 <동여도>에 기술되어 있는 지리정보를 필사(筆寫)해 추가한 것으로,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하나의 지도에 담겨 있다.

* 가필: 글이나 그림 따위에 붓을 대어 보태거나 지워서 고침

 

 

<동여도>는 김정호가 <대동여지도>의 저본(底本)으로 삼았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조선전도로, 조선시대의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의 지리정보와 약 18,000여 개에 달하는 지명이 실려 있는 채색 필사본이다. 이에 반해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새겨야 하는 한계 때문에 많은 지명과 주기(註記)가 생략되어 있다.

* 저본(底本): 개정, 번역 따위를 하기 전 본디의 서류나 책

* 동여도: 필사본(筆寫本) /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

* 전도: 전체를 그려 놓은 그림이나 지도

* 주기(註記): 지도의 여백에 영토의 역사, 지도제작법, 지도사용법 등을 적어놓은 것

 

이번에 환수된 지도는 목판본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동여도>의 주기 내용을 필사해 보완한 처음 사례로 확인되며,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추정된다. 국내에 소장된 <대동여지도>와는 다른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 환수는 더 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이번 유물은 모두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동여도>의 형식을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대동여지도>는 목록이 따로 없으며 22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120리 간격으로 구분하여 22층을 만들고, 각 층을 병풍식으로 접을 수 있는 첩으로 만든 것은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같다.

 

 

 

▲ 무엇보다도 가장 주목할 것은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대부분 필사되어 상세한 지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백두산 일대가 묘사된 제2첩의 경우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의 거리가 필사되어 있다. 또한 울릉도 일대가 묘사된 제14첩에는 <대동여지도>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내용이 필사로 적혀 있다.

*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 1712년(숙종 38년) 백두산에 세운 비석으로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선을 표시한 경계비

 

▲ 세부적인 구성에서도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대동여지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대동여지도>의 지도유설은 1첩에 간인(刊印)되어 있으나 이번 유물은 지도의 공간에 필사되어 있으며 그 내용도 동여도의 것과 같다. 또한 <대동여지도> 판본에서는 2면에 걸쳐 인쇄되어 있던 강원도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1면으로 축소되어 배치된 점은 <동여도>의 배치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지도유설(地圖類說): 제작 목적, 지도의 중요성 등을 밝힌 글

* 간인(刊印): 판을 새기어 간행물을 인쇄함

 

이번에 공개된 <대동여지도>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필사된 <대동여지도> 판본이며, 국내 소장된 <대동여지도> 갑자본과 <동여도>가 희소하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조선의 지도 제작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연구 자료일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지리정보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