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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백의(白衣)’는 흰색이 아니라 ‘소색(素色)’

K-museums 경운박물관 - 국립민속박물관 공동기획전
《소색비무색(素色非無色), 흰옷에 깃든 빛깔》 개막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과 경운박물관(관장 조효숙)은 2023년 4월 20일(목)부터 2023년 12월 30일(토)까지 경운박물관에서 《소색비무색(素色非無色), 흰옷에 깃든 빛깔》 공동기획전을 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2년부터 공ㆍ사립, 대학박물관 등과 함께 K-museums 공동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협업 박물관의 전시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모시 두루마기’ 등 190여 점의 복식 자료를 통해 예로부터 흰옷을 즐겨 입은 우리 민족의 문화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의(白衣)의 의미를 살펴본다.

 

 

□ 백의(白衣)의 색은 소색(素色)

 

엄밀하게 따지면 백의는 흰색이 아니다. 소색이 정확한 표현으로, 소색은 원료 섬유가 지닌 천연의 색을 뜻한다. 예로부터 백의는 염색하지 않은 명주, 모시, 삼베, 무명 등의 직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직물 본연의 색을 띠고 있는 백의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흰색이 아니다. 전시장에는 ‘칡직물’, ‘대마직물’, ‘견직물’, ‘면직물’ 등 다양한 소색의 직물이 펼쳐져 있으며 이를 통해 백의 본연의 색을 마주할 수 있다. 더불어 각각의 직물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과 ‘누에고치’, ‘목화솜’, ‘삼껍질’ 등 직물의 원료도 전시장에 꾸려놓아 소색의 근원을 접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

 

 

 

□ 조선인의 80%가 백의(白衣), 흰옷의 민족

 

흰색은 순수, 결백, 청렴, 절제 등을 상징하며 조선시대 선비들이 선호했다. 선비들은 흰옷을 즐겨 입었고 백자 문방구를 두고 학문에 정진했다. 당시 대다수의 백성 역시 흰옷을 입었다. 이 때문에 조선의 거리에는 백의가 많았고 개항기 외국인의 여행기에는 흰옷의 물결이 인상적이었다는 기록이 여럿 보인다.

 

1927년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조선의 복장[朝鮮の服裝]》에는 조선인 복식의 80%가 백의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은 흰옷을 즐겨 입었고,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불렸다. 전시장에서는 ‘화성능행도병풍(華城陵幸圖屛風)’, ‘흥선대원군 사진’ 등 조선시대 그림과 근현대 사진을 활용해 만든 영상을 통해 백의민족으로 불린 조상들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명주 저고리’, ‘무명 저고리’, ‘삼베 단령’, ‘모시 두루마기’ 등을 통해 백의의 재료적 다양성과 아름다움도 만끽해 볼 수 있다.

 

 

□ 소색옷의 현대적 해석과 K-컬처(culture)를 이끄는 한복

 

국립민속박물관이 있는 경복궁 주변에서는 한복 차림의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복 차림으로 주변 관광 명소를 거니는 우리의 젊은이들 역시 많다. 이처럼 한복은 박물관 속 전시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친근하게 입고 즐길 수 있는 옷이고 K-컬처를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가상 착장 소프트웨어(software)를 활용해 전시 자료를 아바타(avatar)에 입혀 소색옷의 현대적 해석과 미학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올해는 국립민속박물관이 현재의 자리로 이전 개관한 지 30돌, 경운박물관의 개관 20돌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번 K-museums 공동기획전은 두 박물관의 의미 있는 해를 기념하고 K-컬처의 이끎이 역할을 하는 우리 옷에 관해 재조명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