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노래 꽃 피는 집
- 김상아
그곳에 가려면
길을 알아야 한다
연둣빛 청밀밭을 헤치고
좁다란 농로 언덕을 올라
저수지를 끼고 가는 길 말고도
내가 걸어온 길
내가 걸어갈 길을
알아야 한다

그곳에 가려면
눈을 떠야 한다
여태 보았던 세상 말고도
사람냄새가 망막에 맺히면
뭉게구름 내려앉은 듯
골 안 가득 들꽃 바다에 뜬
작은 섬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는 귀를 열어라
돌담집 지붕의 박새 지저귐과
귀뚜리 태엽 감는 소리 말고도
개울물에 별 떠내려가는 소리
바람으로 돌리는 턴테이블
꽃씨보다 많은 노래
가만가만 술 익는 소리
세월 물레질 소리
그대 잠들지 못하리
어쩌면 세상에 다시없을
그곳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