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됫박 막걸리 - 김상아 그는 해방촌만 그렸다 등에는 막냇동생, 머리엔 광주리, 손에는 보따리를 든 어머니의 모습이나 남대문 시장에서 고단을 지고 돌아오는 지게꾼 아버지의 남루한 작업복 “신문이요, 석간, 석간신문이요”를 밤늦도록 외치는 신문팔이 형의 목소리를 그렸다 그는 절망을 그리지 않았다 가끔은 변두리에 가서 ‘야매 똥퍼*’를 해도 월세가 밀리고 동생들 기성회비도 밀려도 아버지 제사 한 번 제대로 못 모시고 꼬부라진 어머니 약 한 첩 못 지어드려도 그의 그림엔 어두운 따스함이 숨어 있었다 그의 화실은 삼각지에 있었다 허름하여 세가 싼 곳이지만 가난이 벼슬인 그는 가장 퇴락한 공간을 얻어 테레핀 냄새로 수리를 했다. 유난히 불빛이 많은 밤이었다. 삼각지 로타리를 돌아가는 불빛들은 죄다 이태원 쪽으로, ‘문안에’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교회 성가대들이 찬송가로 얼은 하늘을 깨고 다니는 통금 해제된 그 밤에 우리는 주머니를 털어 ‘라면땅’ 한 봉지와 막걸리 한 되를 받아와 마주 앉았다 “아껴 마셔라. 배갈 잔에 따라라” 배갈 잔이 아니라 소주병 뚜껑에 따랐어도 어차피 모자랄 술이었다 “우린 할 수 있지? 자, 이 수돗물이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어버이날 일기 - 허 홍 구 아버지 어머니 무덤 앞에 무릎 꿇고 큰절 올렸습니다 이승과 저승이 다른데 아들을 알아보셨겠습니까 먼 산 물끄러미 바라보며 혼자 아프게 울다 왔습니다. 이 못난 불효자가 무슨 할 말이 있었겠습니까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길을 걷다 왔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폭 포 사자후 포효런가 가는 길 거침없어 폭염을 압도하니 청량함 장쾌하네 맹하에 부러울 것은 함께 못한 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