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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화려한 잔치의 참 마침표는 폭죽이 아니라 '뒷갈망'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뒷갈망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2026년 새해 첫날, 명동 거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고 합니다. 새로운 희망을 외치는 목소리와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열기가 빠져나간 새벽, 텅 빈 거리에는 40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만이 덩그러니 남았다고 합니다.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며 집으로 돌아갈 때, 영하의 추위 속에서 남들이 버린 양심을 묵묵히 쓸어 담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분들이 등을 구부리고 쓰레기를 치우시는 모습을 생각하며 우리말 '뒷갈망'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이 끝나고 뒤처리를 하는 것을 '뒷정리'나 '마무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토박이말 '뒷갈망'에는 그보다 더 깊고 묵직한 책임감이 배어 있습니다. '갈망'은 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한다는 뜻입니다. 곧, '뒷갈망'은 단순히 어지러운 것을 치우는 행위를 넘어, 일이 벌어진 뒤의 상황을 책임지고 보살펴서 온전하게 매듭짓는 마음까지를 포함합니다.

 

"저 사람은 일을 참 잘 벌이는데, 뒷갈망이 안 돼." 우리가 흔히 이런 말을 쓸 때, 그것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뜻일 겁니다. 반대로 "걱정 마, 뒷갈망은 내가 할게"라는 말만큼 든든하고 믿음직한 말도 없습니다.

 

 

40톤의 쓰레기를 치운 환경미화원분들의 땀방울 덕분에, 우리는 오늘 아침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깨끗한 거리에서 새해 둘째 날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고단한 '뒷갈망'이 있었기에, 우리의 평범한 '앞날'이 열린 것입니다.

 

시작하는 사람(Starter)은 많지만, 끝까지 책임을 지는 사람(Finisher)은 드문 시대입니다. 2026년은 일을 벌이는 열정만큼이나, 스스로 벌인 일을 깨끗하게 갈무리하는 '뒷갈망'이 아름다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머물다 떠난 자리는 어떠신가요?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뒷갈망'을 남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