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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026년 말띠 해를 맞았으니

말(馬)! 말(言)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새해 되소서!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35]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드디어 또 새해를 맞았습니다.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에게는 한 해가 너무 빨리 지나가니까 '또'라는 수식어를 쓰게 됩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요, 사람들마다 새해 운세를 이야기하고 새해에는 지난해보다는 더 나을까 하는 궁금증과 더 나았으면 하는 바람을 띄웁니다.

 

2026년 병오(丙午)년 올해는 말띠 해라잖아요? 말, 그것도 붉은 말띠 해랍니다. 이 해는 전통적으로 활기차고 자유로운 성격, 열정, 사교성, 독립심, 창의성, 지도력이 강조되는 해로 여겨진다고 하네요. 아마도 말이 잘 달리니까 말이 달리는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며, 긍정적인 활력이 넘치는 해라는 의미를 사람들은 연상하겠지요.

 

병오년 새해를 맞이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병오년 말띠해 특별전《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란 제목으로 3월초까지 열리는군요.

 

 

국립민속박물관도 옛날부터 말은 멀리 달리는 힘과 자유의 상징이었고, 인간의 공간적 한계를 넓히는 데 함께했기에 말은 새로운 세계로 도전한다는 의미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천리마도 한 번 달릴 때 쉼이 있다.’라는 속담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도 열심히 달려온 우리 국민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르며, 천리마의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며 사람과 말이 함께 걸어온 길, 우리 삶과 민속문화, 그리고 말에 담긴 꿈과 기운을 따뜻한 시선으로 되돌아보고 있지요.​

 

'말'하면 우리가 잘 모르는 이성계의 8마리 말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려왕조를 대신해서 조선이란 새 왕조를 연 이성계는 젊을 때 말을 타고 북방 여진족, 남쪽의 왜구와 싸워 이들을 물리치는 등 말을 타고 일어서고 나라를 얻게 된 무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성계가 전장을 누비면서 탔던 말은 다 뛰어난 말이어서 준마(駿馬)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8마리의 말이 《팔준마》라는 이름으로 기록에 나오고 그런 말들의 그림까지 남아있습니다.

 

 

이성계가 탄 8마리의 명마를 그린 그림이 <팔준도첩>입니다. 유린청, 사자황, 횡운골, 추풍오, 발전자, 용등자, 응상백, 현표 등인데 이들 팔준마는 이성계와 함께 전장을 전전하며 많은 전설을 남겼답니다.

 

먼저 유린청(遊麟靑). 함흥 태생인 유린청은 이성계가 홍건적을 평정할 때 함께했던 말로 화살 3대를 맞았으나 31년을 더 살았다고 합니다. 수명이 다한 뒤엔 석관에 넣어서 땅에 묻어 주었을 정도로 이성계가 사랑한 애마였습니다.

 

사자황(獅子黃)은 사자와 같은 황색마라는 의미인데 강화도 태생으로, 유명한 황산대첩 때 이성계와 함께 출전한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성계는 황산대첩 때 아기발도의 왜군을 사투 끝에 격파하면서 고려를 지켜냈습니다.

 

응상백(凝霜白)은 서리가 내린 듯한 제주도산 말로, 그 유명한 위화도 회군 때 이 말을 탔다고 합니다.

 

 

백전노장 이성계와 전장을 누볐으니 말 역시 몸이 성했을 리가 없어서. 대부분 화살을 한두 번씩은 맞은 전력이 있다고 합니다. 이성계의 손자인 세종은 할아버지에게 전장의 동지나 다름없는 이들 말들의 이야기를 ‘용비어천가’에 담으면서 말들의 부상 전력과 장례 사항까지 기록하는 등 정중하게 예우했다고 합니다. 또 당대 으뜸 화가였던 안견을 시켜 ‘팔준도(八駿圖)’라는 이 8마리 말의 그림을 남기도록 했는데, 현재 원본은 사라지고, 슥종 때 이 그림을 모사한 것으로 추측되는 그림 '팔준도'가 발견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남아있습니다.

 

이성계의 팔준은 무신(武神)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전쟁영웅이었고 주변 종족의 침입에서 나라를 지켰고 새로운 왕조 조선을 새운 이성계의 기개를 대변하는 동물입니다. 그러한 말준마 불굴의 정신과 기개를 2026년 올해에 다시 되살려보자는 마음이 우리들에게 생겨나고 있지 않을까요?

 

 

붉은 말의 해, 올해의 운세는 어떨까요? 대체로 인공지능들은 2026년은 사회 전반에서 숨겨져 있던 부조리와 낡은 관습, 감춰진 진실들이 드러나며 제도가 재정비되고, 국민의식이 한층 성숙해지겠다고 보고 있더군요. 그 말은 국민 정서는 뜨겁지만 이성적인 균형을 되찾으며 공공의식이 강화되는 때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만 혼란보다는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시대의 화두는 인공지능인데 그것을 만드는 반도체는 아직 우리나라가 세계의 주도권을 다투고 있으니만큼 첨단 산업과 기술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분발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해라고 하겠지요. 그러한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로 산업 간 격차와 인력 이동이 늘어나겠으니, 개인과 기업 모두 관리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려가 되는 것은 양극화의 확산일 것입니다. 격렬한 변화와 개혁 속에서 적응 속도가 느린 계층, 산업, 세대는 뒤처지기 마련이기에 이를 해소하는 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병오년의 대한민국은 분명히 상승세라고 많은 분들이 전망하는군요. 산업과 문화가 주도권을 잡고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회발전이 밝은 빛을 발하는 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생기는 법이니까 전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와 사회 시스템의 재분배 능력, 공동체의식과 사회적 연대의 강화가 병오년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말합니다.

 

 

12년 전 말띠 해에 이런 덕담이 길거리에 나붙은 적이 있습니다.

“말(馬)! 말(言)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새해 되소서~~”​

 

2026년의 대한민국이 밝게 빛나는 “빛의 나라”로서 말들이 달리듯 신나는 전진이 이뤄지면서, 사람들 사는 방법과 생각에서는 신뢰와 품격이 높아지는 것이 우리가 말띠 새해에 거는 희망이 아닐까 합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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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인문탐험가

전 KBS 해설위원실장
현 우리문화신문 편집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