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제주도 한림읍 일성제주비치리조트 앞 바닷가를 산책하다 보면 글씨가 마모되어 ‘환회장성’처럼 보이는 자그마한 팻말이 보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이름은 ‘바다를 둘러싸서 쌓은 긴 성’이라는 뜻의 ‘환해장성(環海長城)’입니다. 바닷가의 만리장성이란 뜻으로 '고려장성'이라고도 부르는 환해장성은 바다를 통해 침입하는 적(삼별초, 왜구, 이양선 등)을 막기 위해 바닷가 요소요소에 돌을 쌓아 만든 방어 시설입니다.
환해장성은 고려 시대(1270년 무렵)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려 관군이 처음 쌓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계속 보수하고 넓혀 쌓았는데 현재 제주도 전역에 약 120km에 걸쳐 흔적이 남아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지요. 세월의 흔적 탓에 글자가 잘 안 보이지만, 그 돌담은 즈믄 해 동안 제주 바다를 지키던 선조들의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환해장성 안에는 ‘배령연대(盃嶺煙臺)’라는 횃불이나 연기로 소식을 전하면서 통신 시설로 쓰이던 문화유산도 있습니다. 배령연대 위에 올라 보면 금릉 바닷가 전체를 바라볼 수 있지요. 배령연대가 환해장성 안에 있는 까닭은 이곳 금릉 바닷가가 지형적으로 배를 대기 좋거나 적이 침투하기 쉬운 곳이었기 때문에, 감시(연대)와 방어(성벽)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주도 한림읍에 가면 이곳 환해장성과 배령연대도 둘러보는 여유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