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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180. 스웨덴 구스타프국왕, 1926년 금강산에 신혼여행 오다

   

중국 사람들이 “고려국에 태어나 한 번만이라도 금강산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1926년 신혼여행 하러 금강산에 온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아돌프는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엿새 가운데 마지막 하루는 오직 금강산을 만드는데 쓰셨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이름난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단발령에 올라 금강산을 바라보고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 “금강산은 진정한 약속의 땅"이라고 외쳤다 하지요.

그 금강산을 가장 잘 그린 이는 겸재 정선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겸재는 금강산을 멀리서 한 폭에 다 넣고 그리기도 했고, 부분을 확대해서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금강산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넘어야 할 고개 단발령에서 겨울 금강산 곧 개골산(皆骨山)을 바라보고 그린 그림이 <단발령망금강>으로 겸재 작품 가운데서도 걸작입니다. ‘단발(斷髮)’이라는 것은 머리를 깎는다는 뜻인데, 이 고개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금강산의 모습에 반해 그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는 뜻이 들어 있지요.

<단발령망금강>을 보면 인간이 사는 속세는 번뇌와 더러움을 상징하듯 짙은 먹으로 그렸고 그와 대비되는 건너편은 맑고 깨끗한 신선의 세계를 나타내듯 티끌 하나 없이 하얗고 맑게 그렸습니다. 마치 신선들의 세계에 속세의 인간들이 범접하는 것을 막으려는 듯 신비스럽지요. 검은 먹으로 처리된 금강산 중턱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건너편 산을 바라다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깨끗하고 맑은 세계를 동경하듯 겸재 시대의 사람들도 그런 마음으로 건너편 흰 산을 바라다보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