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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리로 출렁거릴 교토의 7월 17일

[맛 있는 일본이야기 200]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바야흐로 여름마츠리의 계절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일본의 여름은 마츠리(祭,matsuri, 축제)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특히 교토에는 예전부터 전해 오는 유서 깊은 마츠리가 많은 데 7월 한 달 내내 하는 기온마츠리(祇園祭)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이 마츠리를 보려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호텔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만한 경제적 효자 상품도 없을 것이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니(韓國)의 대사 이리지사주(伊利之使主)가 일본에 건너올 때 신라국 우두(牛頭)에 계시는 스사노미코토를 모시고 와 제사를 지낸 것이 그 유래라고 했다. 말하자면 신라신의 노여움을 풀어 전염병을 잠재우고자 시작한 것이 기온마츠리의 유래인 것이다. 그러나 교토 관광협회에서 발행한 <기온마츠리> 등의 책자에는 이런 사실이 소개되고 있지 않다.

   
▲ 기온마츠리에는 호코와 야마를 보러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모여든다.

한 달간 이어지는 기온마츠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가마행렬은 보통 17일 9시부터 장장 4시간여 이어지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 가마꾼과 구경꾼이 모두 하나가 된 마음으로 숨죽이며 구경하는 모습이 마치 무슨 종교집회장 같다. 해마다 가마 행렬의 숫자는 다른데 2011년과 2012년에는 32대의 가마 행렬이 이어졌다. 전염병의 역신을 무찌르려는 뜻에서 가마 위에는 높이가 20미터나 되는 장대 끝에 뾰족한 창을 달아두는데 이를 호코(호코는 보톤 12톤 정도가 된다.)라 하고 뽀족 창이 없는 것을 야마라고 한다. 이들 야마와 호코가 지나갈 때마다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현재 마츠리 구경꾼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마츠리에 참여해서 육중한 가마를 끌거나 밀어주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마츠리 본래의 종교성이 희박해지면서 지역의 이벤트화가 큰 원인이다. 앞으로 저출산 시대를 맞아 오늘의 마츠리가 어떤 상황을 맞게 될는지 걱정이다.”라는 마츠리 전문가 스가타 (菅田正昭) 씨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찜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전통 옷인 유카타를 입은 젊은 남녀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조가라스마 거리의 활력을 볼라치면 미래의 마츠리도 끄떡없이 지금처럼 활황을 맞을 것이란 생각이다 바로 다음 주인 7월 17일 교토에 가면 마츠리를 볼 수 있다. 16일 밤은 전야제로 이 역시 볼거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