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등소평이 좋아했던 팬더 담배는 한 갑에 2,500위엔으로 중국에서 가장 비싼 담배로 꼽고있다. 중국에서 고급담배는 부와 신분의 상징으로 통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 담배의 경우 웬만한 월급쟁이 한 달 월급수준이다.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이 즐겨 피웠다고해서 유명해진 팬더 담배는 한 갑에 시중에서 1200위엔~2500위엔에 판매되고 있어 "황제" 담배로 군림하고 있다. 황허러우 한정판은 한 보루에 8,500위엔으로 중국일반기업 간부의 한 달 월급수준으로 서민들은 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다음-
등소평은 검소한 사람인줄 알았더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담배 10갑을 세는 단위는 ‘보루’이다. 그런데 이 말은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보루(<일>bôru) 「1」담배를 묶어 세는 단위. 한 보루는 담배 열 갑을 이른다. ‘줄’, ‘포’로 순화.「2」『북한어』담배를 묶어 세는 단위. 한 보루는 담배 서른 갑을 이른다.【<board】” 남한에서는 10갑을, 북한에서는 30갑을 일컫는다는 말이 재미나다. 한 보루가 30갑이라는 것은 더 많이 피우라는 것일까? 아니면 그만큼 담배가 싸다는 뜻일까?
보루는 영어 보드(board)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 ‘보드(board)’는 판자이다. 좀 딱딱한 종이를 말하는 것이다. 원래는 ‘보드종이’라고 말 한다는 것이 ‘보드’ 발음이 안 되어 ‘보루’가 되고 여기에 종이를 뜻하는 ‘紙, 가미’를 더해 ‘보루가미’, 곧 딱딱한 종이를 말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한국으로 오면 ‘보루박스’가 된다.
이러한 딱딱한 종이를 나타내는 보루박스는 담배 10갑을 포장하는데 쓰였는데 나중에는 그만 ‘담배 10갑을 세는 단위’로 굳어져 버렸다. 변화 치고는 재미난 변화이다. 일본에서 담배 10갑은 카톤(カートン)이라한다.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이렇게 맘대로 요리해서 자기네 나름대로 쓴다. ‘재테크’ ‘가라오케’ 같은 말처럼 필요부분만 발음하거나 발음이 안 되면 잘라버리거나 하는 ‘일본식’을 고집한다. 영어를 영어식으로 발음하는 것은 미국사람들과 말할 때만 필요한 것이다.
보루라는 말보다 오징어는 한 축, 오이는 한 접, 자반 한 손 등과 같이 담배도 한 줄 10갑으로 익히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