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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나이배기

토박이말 되새김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나이배기

 
[뜻]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보기월]나이배기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쁠 사람이 있을까요?

 
날씨가 많이 풀렸지요? 바람만 불지 않아도 훨씬 따뜻하게 느껴져 좋습니다. 오늘이 벌써 작은눈이 내린다는 소설입니다. 엊그제 첫눈 구경을 하신 분들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네 철의 끝자락인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눈이 와야 겨울답게 느껴집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철이지요.
 
사람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달라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머리카락 빛깔입니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달라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흰머리가 난 사람을 보고 머리에 눈이 내렸다고도 하지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사람도 머리가 희면 나이가 많아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검으면 나이배기라는 말을 들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나이배기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쁠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몇 해 앞까지만 해도 살결이 희고 탱탱해서 나이보다 젊게 봐 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몇 해 사이에 확 달라져 버렸습니다. 무엇보다 흰머리가 늘어서 더 그렇고 얼굴에 주름도 한 몫을 하지 싶습니다. 뭐가 모자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채우면 다시 검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나이배기'는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말광(사전) 풀이에 보면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던데 저로서는 그 풀이가 못마땅합니다.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도 따로 없는데 토박이말은 낮은 말이고 한자말은 높은 말이라는 생각에서 한 풀이가 아닌가 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줄여서 '나배기'라고도 하며, 비슷한 말에 '나이꾸러기'가 있습니다. 참으로 어린 사람이 겉보기보다 나이가 들었을 때 '나이꾸러기'라고 하면 말맛이 살아날 것입니다. '동안'이란 말을 써야 할 때 '나배기, 나이배기, 또는 나이꾸러기를 떠올려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꾸러기'라고 해도 안 될 것이 없겠지요?

흰머리를 검게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얼굴에 주름이라도 덜 지게 챙기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활짝 웃는 얼굴로 젊게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