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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늘차다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늘차다


[뜻]일 따위가 손에 익어 솜씨가 있고 재빠르다.
[보기월]언제 익혔나 싶은 아이들의 늘찬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안친 일을 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고 지났는데 이제야 졸음이 쏟아지네요.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릴 즈음 받은 기별은 혼자 계신 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으셔서 여기저기 아프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지만 여느 때와 다른 목소리에 바삐 수레를 몰았습니다. 가는 길에 얼른 오라고 기별을 다시 하셔서 더 마음이 바빴습니다. 

가자마자 몇 가지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 보고 기다렸지만 나아지지 않아서 새벽에 나을집(병원)으로 갔습니다. 가서 몇 가지 검사를 하고 나니 배는 안 아프다고 하셨는데 마뜩잖아 보이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모시고 와서 주무시고 아침부터 가서 온갖 검사를 했는데 두 곳에 돌이 있다고 했습니다. 

바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돌이 있다니 마음에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어제 저녁부터 마음을 쓰며 바쁘게 보내고 배곳으로 돌아오니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어르신쉼터 이바지(봉사)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맛있는 떡과 마실거리를 곁들여 아이들이 솜씨도 보여드리고 둘레 가심(청소)도 하기로 했지요. 지난해에 이어서 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가면서 어르신들 귀찮게 해드리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도 했는데 아이들 솜씨를 보시고 웃으시고 손뼉도 치시며 몸을 덜썩이시는 걸 보고 저까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네몬(사물)놀이를 좋아하셨습니다. 언제 익혔나 싶은 아이들의 늘찬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늘 모자라다고 하거나 더 잘하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아이들이 어느새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제가 봐도 놀라운 늘찬 솜씨를 보여줬으니 말입니다. 

이래저래 놀랄 일이 많았던 긴 하루였습니다. 눈물에 눈이 시렵습니다. 오늘은 일찍 눈을 붙이고 싶은데 될 지 모르겠습니다. 
 

http://bit.ly/1clC1Q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