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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능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

[뜻]빠듯하지 않게 넉넉하게 잡은 겨를(여유)
[보기월]멀리서 오는 사람을 생각해서 능을 두고 집에서 나섰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어제 저녁 일찍 자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궂은 일을 맞은 이가 있어 슬픔을 달래주고 나누러 갔었거든요. 제 몸을 생각하면 오늘 가는 게 좋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아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온다는 기별을 받고 이참에 얼굴을 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오는 사람도 있었는데 멀리서 오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때를 맞추려고 능을 두고 집에서 나섰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 들렀다 가서 그런지 멀리서 오는 사람보다 늦게 닿고 말았습니다. 궂은 일로 만났지만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워서 날이 바뀌는 줄도 모르게 이야기꽃을 피우다 왔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사는 곳은 다르지만 저마다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도 있었지요. 또 한 분을 멀리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만나는 반가움이라는 야릇한 기분과 함께 말입니다.  

이틀 달아서 잠이 모자라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엄청 힘들었습니다. 서울서 온 손님까지 있어 더욱 바쁜 아침을 보냈습니다. 더욱 깊어진 겨울 날씨마저 추운 날 무거운 몸을 가볍게 할 수를 찾아봅니다. 

'능'이라는 말은 '여유'라는 말에 밀려 낯선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능을 두어 옷을 짓다.", "능을 두고 밥을 지어서 모자라지는 않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여유'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갈음해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