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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박이말] 다붓하다

토박이말 되새김

 

[뜻]매우 가깝게 붙어 있다. 떨어진 사이가 멀지 않다.
[보기월]널찍하게 앉혀 놓고 나면 어느새 다붓하게 앉아 다툴 거리를 찾아 다투는 아이들입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산 털신을 신고 서 있는데도 발이 시리고, 장갑을 끼고도 손이 시렸던 어제 아침을 생각하면 오늘 아침은 한결 낫습니다. 이곳이 이런데 윗동네는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오늘 좀 풀린다고 했으니 그쪽도 좀 풀렸겠지요?

한해가 저물어 가는  때입니다. 올해도 이제 보름이 남았습니다. 배움도 끝나갑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 주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요즘 아이들 하는 것을 보면 제가 준 게 뭔가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 아이들 머리가 자라는 때라 깊이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많지도 않은 아이들이라 많이 바랄 수도 없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라도 무게를 좀 잡고 이끌어 주길 바라며 지내왔는데 참 안 되나 봅니다.  잘 하고 잘 되는 둘레를 만들어 보자며 널찍하게 앉혀 놓고 나면 어느새 다붓하게 앉아 다툴 거리를 찾아 다투는 아이들입니다.^^  

제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하고  되돌아보기도 하고, 몸에 밴 버릇과 생각을 얼른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 잘못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 알면서도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아이들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기에 답답한 마음이 더 커집니다. 

좀 쉬운 말로 가르치면 아이들도 수월하게 배울 것이고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면 뛰어 놀 겨를도 나고, 놀면서 생각과 꿈을 키우고 스스로 가꾸어 가게 할 수 있는데 그걸 못 해 주는 어른들 때문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종이꼲기(지필평가)를 하고 받은 셈(수)이 다가 아닌데 그걸 보고 고개 숙이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이들, 마음이 튼튼해서 좋다고 추어 올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다붓하다'는  '조용하고 호젓하다'는 뜻도 있으니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다붓다붓'은 '여럿이 다 매우 가까이 붙은 모양'을 나타내는 어찌씨고 '다붓다붓하다'는 말도 있답니다. '다붙다'는 '사이가 뜨지 않고 바싹 다가 붙다'는 뜻입니다. 말밑을 미루어 헤아릴 수 있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다붓다붓 모이는 것도 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지요? 몸도 마음도 따뜻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토박이말]다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