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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돼지떡

토박이말 되새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돼지떡

[뜻] 무엇인지 모를 몬들이 뒤섞여 범벅이 되어 지저분함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 이름난 분의 책상이 돼지떡처럼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눈이 온 곳이 많다고 하는데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제대로 눈 구경을 못 해서 그런지 눈이 왔으면 했는데 제 바람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레끝(주말)에는 가기로 해 놓고 겨를이 나지 않아 하지 못한 나들이를 갔다왔습니다. 멀리 갈 수가 없어서 가까운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울산 장생포 고래 박물관에 가서 고래와 아랑곳한 많은 것들을 봤습니다. 구경을 온 많은 사람 구경과 함께 말입니다. 아이들이 꼭 먹어 보고 싶어한 고래 고기 맛도 보고 봤는데 값과 견주어 그렇게 맛이 있다는 느낌은 없었답니다.

그 다음 간 곳은 외솔 최현배 선생님 기념관이었습니다. 태어나신 집터에 그렇게 예쁜 집을 다시 짓고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만들어 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문을 닫을 때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가서 구경을 못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일을 보시는 분이 사분사분하셔서 구경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닫았던 문까지 열어서 구경을 시켜 주시고 좋은 말씀까지 해 주셔서 기분 좋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낯설지 않으며 포근한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잠을 자기로 한 곳으로 가는 길, 바닷가에 자리잡은 밥집에서 바닷몬(해물) 모듬에 전복죽을 먹었는데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전복 맛이 짙은 전복죽 맛은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맛있게 배를 채우고 잠집에 와서 잠을 푹 자고 일어나 한 것은 찍그림(사진) 구경이었습니다. 

널리 알려졌던 '삶(Iife)'에 실렸던 찍그림을 모아 놓은 곳이었습니다. 배움책에서 듣본 적이 있는 사람들부터 참으로 이름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찍그림은 들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았습니다. 사이사이 곁들인 글과 그들의 삶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찍그림으로 그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제 눈길을 끈 찍그림은 아인슈타인의 책상이었습니다. 좋은 머리로 엄청난 일들을 하신 그 분이 돌아가시는 날까지 썼다는 책상 둘레는 참으로 어지러웠습니다. 이름난 분의 책상이 돼지떡처럼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에 있는 제 책상 모습을 보고 아내가 하는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뒤죽박죽으로 해 놓고 무슨 일이 되냐고 말이죠.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의 책상 모습이 저를 달래주었다고 할까요?^^

몸은 좀 힘들었지만 좋은 구경도 하고 어지러운 머리도 식힌 괜찮은 나들이었습니다. 새로운 기운으로 이레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넘치는 기운을 여러분께 나누어 드리고 싶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