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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두리기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두리기

[뜻]여럿이 둘러 앉아 먹음, 또는 그런 일
[보기월]'회식'을 갈음할 수도 있는 '두리기', 앞으로 자주 썼으면 좋겠습니다. 

한 이틀 날씨만 놓고 보면 봄이라고 해도 될 만큼 풀린 날씨 때문에 지내기는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잘들 지내셨지요? 하지만 이런 날씨가 한 달은 커녕 이레를 갈 것도 아닌데 때 이른 푸나무들이 봄인 줄 알고 잠을 깨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날씨도 좋은데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해 봤지만 멀리 떠나기는 그렇고 그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 함께하지 못한 식구들과 집에서 지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모두 두리기를 하고 빛그림(영화)도 봤습니다.  보는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힘을 가져서 실컷 웃기도 했고, 눈물도 쏙 뺐습니다. 무엇보다 온 누리 어머니들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 마지막 글자를 보지 않아도 어머니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도 마음껏 누리지도 못하고 하늘 나라로 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남들보다 더 많이 울며 봤습니다. 

'두리기'는 지난 참에 맛보여 드린 '두리'와 아랑곳한 말입니다. '두리'가 '둘레'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라고 했습니다. '크고 둥근 상'을 '두레상', '두리상'이라고 하고 '두리반'이라는 말도 있는 걸 보면 '두리기'의 말밑을 미루어 헤아릴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여럿이 둘러 앉아 먹는 일을 뜻하는 한자말 '회식'을 갈음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없는 말을 새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있는 말 가운데 뜻을 좀 더하거나 넓혀 쓰는 것은 다른 나라 말에서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회식'을 갈음할 수도 있는 '두리기', 앞으로 자주 썼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배곳(학교)에서는 설을 쇠고 배움을 여는 곳이 많은데 제가 있는 배곳은 오늘 배움을 열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터이니 토박이말 배움도 함께 열렸습니다. 누구보다 토박이말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맛보여 줄 수 있어 좋습니다. 

   아래와 같이 쓴 보기도 있으니 여러분도 써 보시길^^
 -빵들을 좋아하니 한 쟁반 두리기로 내다 주면 시커먼 볼따구니가 미어져라 욱여넣겠군.(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