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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들마

토박이말 되새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가게 문을 닫을 무렵
[보기월] 가게에 가 살 것도 있었는데 들마가 다 되어 가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올겨울 눈은 저하고 가깝지 않은가 봅니다. 어제도 펑펑 내리던 눈이 쌓이길 바랐는데 그 바람과 달랐습니다. 이곳저곳 골고루 내려주면 좋으련만 한 곳에다 쏟아 붓듯이 내려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합니다. 이제 눈구경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접으렵니다. 

눈은 오지 않았지만 찌푸린 하늘에 바람까지 불어 해가 저물면서 날이 더 쌀쌀하게 느껴졌습니다. 배곳 식구들과 두리기로 돼지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맛집으로 알려진 집이라 사람들로 북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그리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와 오손도손 이야기꽃이 꽤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면서 맛있게 고기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이 다 함께 자리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저절로 몇 가지 좋은 기별을 듣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로 신문에 실린 분이 있었고, 높은 자리로 올라 가시는 분도 있었으며, 아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은 분도 있었습니다. 다들 힘찬 손뼉으로 함께 기뻐해 주었답니다. 그 가운데 아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은 분이 입가심 차를 사시기로 해서 다들 반갑게 자리를 옮기는 것을 보고 저는 집으로 왔습니다.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보내 줘야 할 글도 있었고, 가게에 가서 살 것도 있었는데 들마가 다 되어 가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서둘러 가서 사려던 것도 살 수 있었고, 글도 겨우 보내 줄 수 있었습니다. 

눈벼락을 맞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오가지도 못하고 가게는 문을 열지도 못한다고 하네요. '들마'라는 말을 생각하니 가게 문도 못 여신 분들이 생각납니다. 부디 더 큰 아픔과 어려움이 없기를 함께 바라고 빌면 좋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쓴 보기도 있습니다. 
-들마에 손님이 몰려왔다.(표준국어대사전) 

[
[오늘 토박이말] 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