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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들이울다

토박이말 되새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몹시 세차게 울다
[보기월] 아이가 갑자기 들이울자 아이 아버지도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됩니다. 그런데 혼자 절로 자라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며 키우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문득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제 한가게(마트)에서 한 아이와 그 아이의 아버지를 보며 아이 키우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리저리 살 것을 찾아 다니는데 한 아이가 아버지 바지를 잡고 "아빠 으~ 응~ 저거 사 줘."하며 뒤따르고 아버지는 못 들은 척하며 앞만 보고 가더군요. 몇 걸음을 더 따라가던 아이가 털썩 그 자리에 주저 앉으며 들이우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들이울자 아이 아버지도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조금 앞까지 떼를 쓰던 아이에게 보였던 굳은 낯빛은 사라지고 발게진 얼굴로 아이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습니다. 

아이는 안 일어서려고 했고 아이 아버지는 아이를 달랑 들고 바삐 밖으로 나가서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르긴 해도 아이가 사 달라는 걸 사 주며 앞으로 그러지 말라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울 때 이럴 때는 이렇게 하라고 알려주는 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책대로 해서 되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책대로 해서 안 될 때가 많으니 말입니다. 아이 앞에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똑똑히 그리고 한결같이 해야 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제 아이, 거기다 우는 아이 앞에서 그런 앎은 아무 쓸모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응석을 언제 어디까지 받아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됨됨이가 달라진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키우시는지요? 아님 어떻게 키우셨는지요? 저도 큰아이한테는 좀 모질다 싶을 만큼 했는데 작은아이한테는 잘 안 됩니다. 그런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딸바보인가 봅니다. 

'들이울다'는 '들이+울다'의 짜임입니다. '들이닥치다'도 같은 짜임이고 여기서 '들이'는 '들입다(세차게 마구)'의 뜻이랍니다. 이런 짜임을 알면 '들이불다'라는 말의 뜻도 절로 알 수 있고 같은 짜임의 새말도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낱말의 짜임을 좀 일찍 가르치고 배우게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겪어 봐서 잘 압니다. 

오늘 해가 다 가기 앞에 여러분께 들이웃을 일이 있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4347.2.12.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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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박이말] 들이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