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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맏물

토박이말 맛보기

[오늘 토박이말]맏물

[뜻]푸성귀, 과일, 곡식, 따위에서 그해 들어 가장 먼저 거두어들인 것
[보기월]봄내음을 가득 담은 맏물 곰취와 두릅 생각만 해도 입맛이 당깁니다. 

 
 하루가 다르게 벚꽃이 피고 있습니다. 여느 해보다 조금 늦게 필 거라고 했는데 이틀 봄기운을 받더니 얼른 피는 걸 보면 참 놀랍기만 합니다. 다음 이레에는 벚꽃굴을 지나다닐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들도 이렇게 시나브로 자라고 있겠지요?

 
  오늘은 해까지 반짝 나면 긴 옷 안으로 땀이 솟을 것이라고 하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기 때문에 옷을 잘 챙겨 입지 않으면 고뿔 들기 쉬운 때입니다. 낮이면 조금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는 윗도리를 하나 더 챙겨 입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골마루에서 내다 보이는 논두렁에 어린 쑥들이 그려 놓은 그림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러 차례 아이들 데리고 쑥을 캐러 가고자 마음을 먹었었는데 제대로 캐 본 적이 없습니다. 겨를이 나서 갔을 때는 쑥이 없기도 했고, 쑥이 많았지만 겨를이 없어서 캐지 못한 때도 있답니다. 

 
  이레끝에는 가까운 들로 나가 봐야겠습니다. 봄구경도 하고 봄볕도 좀 쬐면서 봄기운을 받아 보고 싶습니다. 저는 봄에 나는 것들 가운데 쑥, 두릅, 냉이, 곰취와 같이 남다른 저만의 냄새가 있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봄내음 가득 담은 맏물 곰취와 두릅은 생각만 해도 입맛이 당깁니다. 시골 집 뒤에 있는 두릅과 집 두리에 가득 돋아 날 취나물을 곧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맏물'과 맞서는 말은 '끝물'입니다. '맏아들, 맏딸'과 같은 말에서 보던 '맏-'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을 보시고 자주 써 보시기 바랍니다. 
-삼촌네 과수원에서 나는 사과는 맏물이 가장 크고 달다.(표준국어대사전)
-무명에다 붉은 물감을 들여 도탑게 다듬잇살을 올린 댕기는 흡사 맏물 고추를 물려놓은 것처럼 소박하고도 선연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