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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말발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듣은 이로 하여금 그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는 말의 힘
[보기월] 제가 말발이 세긴 하지만 먹는 것을 두고 그럴 수가 있어야지요.

 
이레끝 잘 보내고 오셨습니까? 쌓이고 막힌 것들을 뻥 뚫은 좋은 날들이었길 바랍니다.
저는 모자란 잠을 푹 잤습니다. 갑자기 겨울과 같은 꽃샘바람이 불어 놀라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가 힘이 들어 누워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을 먹은 뒤 집가심(집청소)를 가든히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갔는데 봄햇살을 받으니 곧 덥게 느껴져 옷을 벗게 되더군요. 남가람을 따라 만들어 놓은 거님길을 걷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가벼운 봄옷을 입고 나온 분들이 많았지만 저처럼 겨울옷을 입고 나와서 옷을 들고 다니는 분들도 가끔 보였습니다.

벚꽃은 거의 다 지고 잎이 자라나고 있었고, 언제 그렇게 컸는지 놀라울 만큼 풀들은 키가 자라 있었습니다. 아들은 발수레(자전거)를 타고 세 사람은 걸어서 실컷 봄볕을 쬐고 나니 배가 고팠습니다. 저는 집에 가서 가볍게 먹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아이들은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말발이 세긴 하지만 먹는 것을 두고 그럴 수가 있어야지요.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것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이들 입맛에 맞춰 고른 먹거리는 제 입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먹고 싶어한 것을 먹고 나와서 아내가 먹고 싶다는 국수까지 먹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낸 밝날(일요일)과 함께 새로운 이레가 열렸습니다. 또 안친 일들을 하나씩 하다보면 훌쩍 닷새가 지나갈 것입니다. 봄다운 날씨와 함께 좋은 기분으로 멋진 일들로 채워 갔으면 합니다.  

이 말이 들어간 말에 '말발(이) 서다'와 '말발을 세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앞의 말은 '말하는 대로 일이 잘되다'는 뜻이 있고 뒤의 말은 '내세우는 말(주장)을 굽히지 않다'는 뜻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 나부터가 이렇게 나와서 사니까 고향엘 가도 동생들한테 발이 서지를 않습니다.(한수산, 부초)
- 죽을 각오로 말발을 세우는 자는 아무리 소수라도 두려운 법이다.(표준국어대사전)

  
  4347.4.7.ㅂㄷㅁㅈㄱ.

 

[오늘 토박이말] 말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