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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맛부리다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맛부리다

[뜻] 사람이 맛없이 싱겁게 굴다
[보기월] 그랬더니 굳었던 얼굴이 풀리고 곧 맛부리는 녀석이 나와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제는 놀란 듯이 잠을 깨고 보니 아직 때알이가 울리기 앞이었습니다. 맞춰 놓은 때에 일어나지 않으면 늦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답니다. 일어나자마자 켠 소리통에서 낮에는 한여름 날씨가 될 거라는 기별을 듣고 입고 나가는 옷이 두껍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며 집을 나섰는데 생각 밖으로 서늘했습니다.

서울을 가운데 두고 하는 날씨기별이다 보니 제가 사는 곳과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낮과 밤 오르내리는 기온은 크게 다르긴 합니다. 이레끝 쉬면서 다시 채운 기운으로 기분 좋게 일을 해 가기로 마음을 먹고 아이들을 만났는데 제 마음과 다른 모습에 마음이 틀어졌습니다. 

알맹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 일찍 마치고 배운 것을 가지고 놀이를 하면서 갈무리를 해 볼 생각이었는데 말이지요. 집과 배곳에서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야 아이들이 더 잘 믿고 따라 줄 텐데 그렇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잔소리아닌 잔소리를 몇 마디 하고 아이들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싶어서 실없는 소리 몇 마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굳었던 얼굴이 풀리고 곧 맛부리는 녀석이 나와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바탕을 탄탄히 해 주는 일에 더욱 마음을 쓸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힘을 기를 때까지 배곳에서 그렇게 할 수 있게 가르치는 길(교육과정)을 짜서 그게 버릇이 되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말에 '맛피우다'가 있으며 '맛부리다'가 쓰인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톨스토이가 잠자코 앉았으니까 약이 올라서 저래, 맛부리는 게 밉살머리궂지?(김유정, 따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