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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즐겁게 하는 교토 아오이마츠리(5월 15일)

[맛 있는 일본이야기 243]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흔히 일본을 마츠리의 나라(祭りの國)라고 할 정도로 어디를 가나 마츠리(matsuri)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 가운데 천년 고도인 교토에도 유명한 마츠리가 많은데 특히 교토의 3대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천년 고도답게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은데 이들 유적지가 하드웨어와 같은 것이라면 마츠리는 살아 숨 쉬는 전승 문화유산이다. 이미 천 년 전부터 계획도시로 자리 잡은 교토는 고전과 현대를 잘 조화시킨 덕에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일본 도시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곳이다. 그만큼 도시 구성원들이 천년 고도에 대한 “경(京)의식”이 강하다. 대표적인 “경과자(京菓子)”라든가 “경요리(京料理)”도 교토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렸다.

 

   
▲ 마츠리 참여자와 행사용 소품에 쓰이는 아오이 식물(왼쪽), 아오이마츠리를 알리는 광고 전단


아오이마츠리 유래는 《가모신사유래기》에 따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쳐보니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왔다. 점괘가 나오면 해결 방법도 나오는 법으로 점쟁이인 우라베(卜部伊吉若日子)의 해결 방법은 튼실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는 얼굴에 동물 가면을 쓰고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사(마츠리)의식을 행하면 풍수해를 잠재울 수 있다고 한데서 유래한다.

일본의 마츠리는 대부분이 고대에 기원을 둔 것으로 풍수재해 예방, 전염병 확산 금지, 국태민안, 풍작 등의 기원을 담고 있으며 아오이마츠리 역시 풍수재해 예방 기원으로 시작되었다. 1693년까지는 가모마츠리(賀茂祭)로 불리다가 아오이마츠리(葵茂祭)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아오이란 하트모양의 콩잎 같은 풀 잎사귀가 행렬에 참여하는 우마차 장식에 쓰였다고 해서 붙이게 된 이름이다. 지금도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머리장식에 빠지지 않고 푸른 아오이 잎새가 쓰인다.

현재 아오이마츠리에서는 사이오다이 행렬이 가장 화려하고 볼만한 행렬로 사이오다이란 제사를 관장하던 사이오우를 대신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초기에는 이세신궁이나 가모신사에 상주하던 인물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로 황실가의 공주 중에서 뽑혔다. 어수선하던 19세기 막부 말부터 태평양전쟁이 한참이던 시절엔 아오이마츠리가 중단되었으나 1956년부터 다시 시작되어 사이오다이의 화려한 기모노 의상은 마츠리 구경꾼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교토 아오리마츠리 이모저모


8세기 전후 왕조시대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황족과 귀족 행렬의 우아함을 보려는 사람들로 마츠리 행렬이 시작되는 교토 어소(御所) 앞마당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이곳 말고도 가미가모신사(上賀茂神社)까지 약 8킬로미터 구간에서는 이 행렬을 볼 수 있기에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이다.

아오이마츠리 참여자는 고대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출연자 500명, 말 36마리, 소 4마리 등으로 그 행렬은 700미터 정도로 이어진다. 그러나 악사들도 함께 참여하는 7월의 기온마츠리와는 달리 단조로운 가장행렬 모습이라 재미는 덜 하다.

하지만, 5월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시대마츠리는 청수사나 금각사 등의 외적인 문화유산 못지않은 일본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츠리임으로 이 무렵 교토를 방문할 기회가 있는 사람들은 이때를 활용하면 좋은 문화답사도 겸하게 될 것이다. 마츠리 구경은 5월 15일 오전 10시 30분 교토 시내 어소(御所)에서 행렬이 출발하여 오후 3시 30분 가미가모신사(上賀茂神社)에 이르는 구간에서 행렬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