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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멱씨름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멱씨름

[뜻] 멱살을 잡고 싸우는 짓
[보기월] 멱씨름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는 여느 때보다 일찍 점심을 먹고 배곳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숟가락을 놓자마자 슬기틀 앞에 앉는 것이 좋지 않다고도 하고, 천천히 걷는 것이 먹은 것을 삭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말입니다.

여기저기서 공을 차는 아이들, 잡기놀이를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멱씨름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서 보니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괴롭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멱씨름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키가 머리하나 만큼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둘이 씩씩거리며 주고 받는 말을 들으니 "내가 더 세제?" "아이다 내가 더 세다"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 누가 힘이 더 센지 이야기를 하다가 힘겨루기로 번진 듯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작은 아이가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해서 두꺼비씨름처럼 보였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러고 있으면서 주먹다짐까지 가지 않은 걸 보니 나쁘지 않은 사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하라고 떼어 놓고 생각하니 놀거리가 많지 않고 놀이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보고 그제 모임에서 만난 분이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1학년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가르치시는 분인데, 아이들이 토박이말을 참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장구 장단에 맞춰 토박이말 노래를 배워 부르는 게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새로 지은 토박이말 이름을 목에 걸고 다니면서 마냥 자주 불러 달라고 한답니다. 갈배움이(교생)들도 와서 토박이말과 노는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는 말씀까지 말이지요.

옛날에는 말과 삶이 하나였는데 말과 삶이 동떨어진 채 살면서 하루하루 살기 바빠서 말을 챙기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말과 삶이 하나된 누리에서 살고 해 주고 싶습니다. '멱'이 '목의 앞쪽'을 이르는 말이고, 그곳에 있는 살이 '멱살'인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이것을 잡고 싸우는 걸 '멱씨름'이라 하는 것이지요. 팔로 하는 씨름은 '팔씨름', 발로 하면 '발씨름'입니다. 이런 말을 넉넉하게 주받으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래와 같은 보기도 있습니다.
- 종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멱씨름하며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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