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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람모람

[뜻] 이따금씩 한데 몰아서
[보기월] 이렇게 이레끝까지 모람모람 비가 올 거라고 하고 더위는 한풀 꺾일 거라고 하니 다들 좋으시죠?

어제 배곳에서 나설 때까지만 해도 해가 났었는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어두워졌습니다. 그렇게 구름과 숨바꼭질을 하던 해가 매지구름에 가린 뒤에는 비가 왔습니다. 집에 들어서려던 참에 빗방울이 떨어져서 저는 몇 방울 맞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비받이를 들고 마중을 갔습니다. 몇 발자국 가지 않아서 뛰어오는 아이들을 만나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이들은 참 좋아했습니다. 마중을 나와 준 것이 반가웠던 게지요.

집에 들어오니 투두툭 투두둑 소리를 내며 내렸습니다. 소나기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내렸지요. 바람과 함께 온 비가 집 안으로 들이쳐서 얼른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아침까지 내릴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번개와 벼락 소리에 비가 더 많이 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른 동네에는 콩알보다 더 큰 누리(우박)가 왔다고 하고 일산에서는 미르오름(용오름)이 있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이레끝까지 모람모람 비가 올 거라고 하고 더위는 한풀 꺾일 거라고 하니 다들 좋으시죠? 같은 모습을 보고 어떤 겨레는 토네이도(tornado) 라고 했고, 우리 한아비께서는 '용오름'이라고 했습니다. '토네이도'가 스페인말로 벼락을 뜻하는 말에서 왔다는 풀이가 있는 걸로 보면 '용오름'은 우리 한아비들의 남다른 말 만드는 솜씨를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거센 회오리바람을 보고 마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니까요.

말을 만들 때 빗대는 솜씨가 아주 남다릅니다. 용을 뜻하는 '미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미르오름'이라고 부르면 좋겠습니다. '모람모람'은 '몰다'에서 나온 말로 '몰-+아+ㅁ+몰-+아+ㅁ'의 짜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 우리들이 겁쟁이는 아닐세. 모람모람 가다가 한번 톡톡히 혼을 낼 작정일세.(한용운, 흑풍)

4347.6.12.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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