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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모숨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 [뜻]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한 만큼을 세는 잣대(단위)
*[보기월] 푸성귀 한 모숨이라도 더 팔려고 늦은 밤까지 앉아 계신 모양이었습니다.
 
어제는 여느 때보다 일찍 하루를 열었는데 몸은 그리 무겁지 않았습니다. 한낮에 조금 더웠지만 바람이 불어서 그럭저럭 지낼만 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에는 서늘한 가을 날씨 같았습니다. 뒷메에 올라 볼까 생각을 하고 집으로 갔는데 벌써 저녁 밥을 먹을 채비가 끝이 나 있었습니다.

얼른 손발부터 씻고 이것저것 넣어 비빈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이가 시큰거릴 만큼 질긴 열무 줄기만 아니었으면 더 맛이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저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아이들은 벌써 바람틀을 꺼내 줬었는데 제가 쓸 것도 꺼냈습니다. 단단히 묶어서 넣어 뒀는데 어디로 들어갔는지 먼지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냥 돌리기가 그래서 있는대로 풀어서 깨끗이 씻었지요. 먼지를 가신 바람틀이 만들어준 바람이 한결 더 시원한 듯했습니다. 그런 다음 오랜만에 아내와 마실을 갔습니다. 가람가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서로 바빠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었는데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아이 심부름을 하려고 간 가게 앞에는 할머니 몇 분이 여러 가지 푸성귀를 앞에 두고 앉아 계셨습니다.

푸성귀 한 모숨이라도 더 팔아 보려고 늦은 밤까지 앉아 계신 모양이었습니다. 냉장고 안에서 시들고 있는 것들이 아니면 사 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참아야 했습니다. 그냥 지나쳐 오는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그렇게 매운 삶을 사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오늘은 배곳 바람틀도 먼지를 가셔야겠습니다. '모숨'은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한 분량의 길고 가느다란 몬(물건)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를 보시고 익혀 보시기 바랍니다.

- 동근이는 담배 두어 모숨을 일꾼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세 가닥으로 모숨을 고르게 갈라 곱게 머리를 땋아 내려 갔다.(송기숙, 녹두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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