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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리꾸럭(물잇구럭) 

[뜻]  남의 빚이나 밑짐(손해)를 갈음해 물어주는 일
[보기월]  제가 무리꾸럭을 해 줄 수가 없어서 더더욱 미안했답니다.

어제 배곳을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뚝뚝 떨어지던 비는 밤새 물줄기를 만들 만큼 내렸습니다. 바짝 말라 가는 푸나무들과 쩍쩍 갈라진 땅을 담은 찍그림을 보니 제가 있는 곳에 내리는 비가 새삼 고맙기도 했습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힘들고 고되다고 합니다. 일머리를 틀어주는 사람이 제 구실을 못 하면 일하는 사람들이 힘이 듭니다. 어제 오늘 제가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해 드려서 많이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미리 챙기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무리꾸럭을 해 줄 수가 없어서 더더둑 미안했답니다.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뒤에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무리꾸럭'은 처음 모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얼른 봐서 말밑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 말은 '물어주다' 할 때 '물다'에서 나온 '물이'와 '새끼 따위로 드물게 떠서 물건을 담도록 만든 그릇'을 뜻하는 '구럭'을 더한 말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물잇구럭'이고도 했고 '매구럭', '빚구럭'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말광(사전)에서는 잘못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게 뜻을 알아차리기 더 쉬운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무리꾸럭하다'는 움직씨도 있는데 보기를 두 가지 다 들어보겠습니다.
 -  돈이야 결국 영감이 무리꾸럭을 했거니 했겠지만, 선거비에 쩔쩔 맨다니까 듣기에 딱해서...(염상섭, 대를 물려서)
 - 그런 것도 동네의 일인데 만일 시작했다가 추렴새만 무리꾸럭하고 헛수고만 하면 재미없지 않은가.(이기영,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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